[OSEN=고성환 기자] 김상식 감독이 동남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베트남을 이끌고 동남아 축구선수권대회(미쓰비시컵)에 이어 2025 아세안축구연맹(AFF) 23세 이하(U-23) 챔피언십(만디리 컵) 우승까지 일궈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단 한 골로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압도적인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인도네시아가 주도했다. 롱 스로인을 활용해 베트남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선제골은 베트남의 몫이었다. 전반 37분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뒤 팜 리 득이 머리에 맞혔고, 높이 떠오른 공이 떨어지면서 혼전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흘러나온 공을 응우옌 꽁 프엉이 날카로운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갈랐다.
후반전은 더욱 치열했다. 양 팀은 거친 반칙도 서슴지 않으며 여러 차례 신경전을 펼쳤다. 인도네시아는 경기 막판까지 롱 스로인을 통해 동점골을 노려봤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 막판엔 김상식 감독이 경고를 받은 뒤 두 손을 모아 사과하고, 인도네시아 코치가 레드카드를 받는 일까지 발생했다. 추가시간이 10분 넘게 이어진 끝에 경기는 베트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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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베트남은 2022년과 2023년 우승에 이어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이는 2005년부터 시작된 대회 역사상 최초 기록이다. 동시에 베트남은 통산 우승 기록도 3회로 늘리며 인도네시아(1회)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
베트남을 다시 동남아 최강으로 만든 김상식 감독이다. 그는 지난해 5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았고, 지난 1월 2024 미쓰비시컵에서 우승하며 슈퍼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베트남은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결승에서 라이벌 태국을 만나 1, 2차전 합계 5-3으로 승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베트남의 통산 3번째 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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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김상식 감독은 2025 AFF U-23 챔피언십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또 한 번 왕좌에 올랐다. 미쓰비시컵과 AFF U-23 챔피언십을 모두 제패한 감독은 김상식 감독이 최초다.
이는 인도네시아를 지휘했던 신태용 감독과 베트남 전임 감독인 박항서 감독도 이루지 못했던 대기록이다. 인도네시아 국민 영웅이었던 신태용 감독은 미쓰비시컵과 AFF U-23 챔피언십 둘 다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김상식 감독을 향한 박수갈채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축구는 지난 2023년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떠난 뒤 부침을 겪었다. 야심차게 선임한 필립 트루시에 감독 밑에서 부진을 거듭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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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상식 감독 밑에서 연거푸 트로피를 차지한 상황. 베트남 '라오둥'은 "경기가 끝났다!!! U-23 베트남이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승리하며 동남아 챔피언십 3연패를 달성했다.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기뻐했다.
'베트남 넷' 역시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끈질기게 싸워 승리를 지켜냈다"라며 "김상식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2024 미쓰비시컵에서 우승한 뒤 U-23 대표팀을 직접 지휘하며 유망주들과 함께 곧바로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라고 조명했다.
이어 매체는 "U-23 베트남은 이번 승리로 대회 3연패라는 새 역사를 썼다. 이들의 성공은 베트남 축구의 유소년 육성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김상식 감독은 A대표팀과 U-23 대표팀에서 모두 우승한 최초의 감독이 되면서 역사를 썼다. 그의 업적은 전임 사령탑인 박항서 감독의 업적을 뛰어넘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