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석우 기자]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박세웅이, 방문팀 NC는 로건이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이 9회말 2사 1루 NC 다이노스 김주원을 삼진으로 잡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5.07.29 / [email protected]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전사는 상황에 따라 전장에 나서는 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김원중(32)은 경기 후반이 되면, 점수 차가 어떻든 불펜을 뛰면서 등판을 준비한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나설 수 있게 몸을 푸는 본인 만의 루틴이다. 그리고 마음가짐의 표현이다.
김원중은 29일 사직 NC전에서도 일찌감치 준비를 마쳐놓고 있었다. 이날 롯데는 6-4로 승리를 거두며 6연승을 질주했다. 8회 2사 만루에서 올라온 김원중은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8세이브, 통산 160세이브를 달성했다.
김원중이 올라오기 전까지, 경기 중반 이후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소란스러웠다. 4회 윤동희의 희생플라이, 6회 손호영의 투런포로 3-0의 리드를 잡았다. 선발 박세웅은 6이닝 1피안타 1볼넷 1사구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내려갔다.
그런데 7회부터 경기가 요지경 속에 빠졌다. 7회 올라온 홍민기가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오영수의 투수 땅볼을 처리하려다 2루 송구 실책을 범해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최준용이 올라왔지만 볼넷과 폭투가 동시에 나오면서 2실점을 했다. 겨우 잡은 3-0의 리드가 3-3 동점이 됐다. 그래도 7회말 다시 볼넷과 상대 실책에 힘입어 6-3 리드를 만들었다.
8회에도 경기는 요란하게 전개됐다. 정철원이 올라왔지만 1사 1루에서 최원준의 1루수 땅볼 때 1루수 고승민이 2루 송구 실책을 범해 위기가 이어졌고 결국 1사 1,3루에서 박민우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이후 서호철과 박건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2사 만루 위기가 계속됐다.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 결국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을 조기에 투입했다. 이날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우성과 마주했고 이우성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이닝을 정리했다.
9회 마운드에 올라온 김원중은 선두타자 김휘집에게 2S 유리한 카운트에서 좌전안타를 맞았다. 또 한 번 경기가 요동치려는 듯 했다. 그러나 앞선 이닝들과 달리 김원중은 흔들리지 않았다. 주무기 포크볼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탈삼진을 연거푸 뽑아냈다. 인플레이 타구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변수를 억제하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다. 선두타자 안타 이후 안중열, 권희동, 그리고 김주원까지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더 이상의 소동을 불허했다.
이날 세이브로 김원중은 통산 16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그리고 시즌 28세이브로 KT 박영현(27세이브)을 제치고 세이브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현재 김원중은 40경기 출장해 3승 1패 28세이브 평균자책점 1.69(42⅔이닝 8자책점)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마무리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김원중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마운드에 오르고 어떻게든 팀 승리를 지켜내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4년 최대 54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잔류한 김원중이다. 다른 구단들의 제의를 뿌리치면서 롯데 잔류를 선택했다. 이 시대의 낭만을 보여줬다. 그리고 시즌이 되자 롯데의 진정한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남은 경기들 총력전을 선언했다. 현재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더 높이 올라갈 수 있고 하위권 팀들과 간격을 벌리기 위한 다짐이었다. 김 감독은 “지금은 단기전처럼 생각하고 승기를 잡았을 때 몰방해서 잡아야 한다. 이기고 있으면 무조건 몰방이다”라고 선언했다.
아울러 김 감독은 “이제 단기전으로 생각하고 못 던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5점 차이라고 하더라도 던질 수 있도록 투수코치와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자 김원중은 ‘명언’들을 내뱉었다. 롯데의 수호신으로 사령관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원중은 “출격을 준비하는 전사의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전사는 상황에 따라 전장에 나서는 것을 선택하지 않는다”라면서 “저 역시도 팀이 원할 때, 감독님, 코치님이 말씀하실 때 등판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처럼 8회에 올라가는 것, 점수차가 있을 때 등판하는 것 등 여러 상황이 있을 것이다. 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팀이 필요할 때 전력 투구할 수 있도록 후반기에 몸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부담스러운 상황들에 대해서는 “8회 2사에서 이우성 선수를 상대할 때 트레이드 된 선수라는 생각보다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박)세웅이의 승리를 불펜이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호투한 박세웅의 승리가 날아간 충격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김원중은 혼신을 다했다.
김원중은 전사의 심장으로 다시 한 번 어떤 전장이든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