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11시 24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8시 24분)쯤 러시아 캄차카반도 동쪽 바다에서 규모 8.7 지진이 발생했다. 이에 일본은 태평양 연안 지역에 쓰나미 경보와 함께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발생지인 러시아는 물론 쓰나미 영향 지역인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해안에도 대피령이 발효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를 인용한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지점은 캄차카반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동남동쪽 133km 해역(위도 52.47N, 경도 160.40 E), 진원의 깊이는 19㎞다. USGS는 당초 지진 규모를 8.0으로 발표했다가 8.7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지진에 일본 기상청은 오전 8시 37분 홋카이도에서 규슈까지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주의보를 내렸다. 이후 오전 9시 40분에는 쓰나미 경보로 상향했다. 예상되는 쓰나미의 높이는 1~3m다. 일본에서 쓰나미 주의보는 높이 1m 이상, 쓰나미 경보는 높이 3m 이상의 쓰나미가 올 것으로 예측될 때 발령된다.
쓰나미 도달 예상 시간은 홋카이도 태평양 연안 동부 오전 10시, 후쿠시마현 오전 11시, 미야자키현 낮 12시 30분 등이다. 오전 10시 30분에는 홋카이도 네무로시 하나사키에서 30c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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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쓰나미 도달…센다이 공항·철도 줄줄이 멈춰
NHK는 오전 9시 47분 쯤 쓰나미 예상 지역 주민들에게 가능한 높은 곳으로 서둘러 대피라고 긴급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이 예상한 쓰나미 높이는 ▶홋카이도 태평양 연안 동부(예상 높이 3m) ▶홋카이도 태평양 연안 중부(예상 높이 3m) ▶홋카이도 태평양 연안 서부(예상 높이 3m) ▶아오모리현 태평양 연안 (예상 높이 3m) ▶이와테 현(예상 높이 3m) 3m) ▶지바현 구주쿠리·외방(예상 높이 3m) ▶후쿠시마현(예상 높이 3m) ▶지바현 내방(예상 높이 3m) ▶이즈 제도(예상 높이 3m ) ▶사가미만·미우라 반도(예상 높이 3m) ▶오가사와라 제도(예상 높이 ▶아이치현 외해(예상 높이 3m) ▶미에현 남부(예상 높이 3m) ▶와카야마현(예상 높이 3m) 등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경보가 발령돼 있는 지역의 주민들은 즉시 빨리 지대가 높은 곳이나 피난 빌딩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달라”면서 “쓰나미가 도달하더라도 제2파, 제3파가 더 크게 도달하는 경우가 있어 쓰나미에 관한 정보에 주의하고,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안전한 곳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현 시점에서 해상 피해 정보는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원자력 시설에 대해서는 현재 이상이 있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경찰·소방·자위대·해상보안청·국토교통성의 헬기를 활용해 재해 지역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신속하게 피해 전모를 파악하며, 피해가 확인될 경우 신속하게 재해 응급대책에 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북부 도시에 있는 센다이 공항은 쓰나미 경보 발령에 예방 조치 차원으로 폐쇄됐다. 해안 근처에 있는 공항 활주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로 침수됐던 만큼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쓰나미 경보로 3개의 고속도로 구간도 통행이 금지됐고, 41개 노선의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일하는 근무자들도 전원 철수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도 쿠릴 열도와 사할린 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타스는 전기가 정전되고 무선 통신 장애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원 보도에 따르면 아파트에서 옷장이 넘어지고 거울이 깨지는가 하면 거리의 차들이 주행 중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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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차카반도 강진에 태평양 괌·필리핀에도 쓰나미 경보·주의보
지진 발생 직후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하와이·알래스카·워싱턴·오리건·캘리포니아 등 서부 해안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다. 괌·하와이에는 1~3m의 쓰나미가 예보됐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29일 오후 7시17분(한국 시간 30일 오후 2시17분)쯤 하와이에 첫 쓰나미 도달을 경고했다. NWS은 “하와이 주에 있는 모든 섬의 해안 지대를 따라 피해가 발생할 수 현지시간, 있다”라며 “생명과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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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쓰나미에 안전 당부…"최신 정보 확인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X를 통해 “태평양에서 발생한 거대 지진으로 인해 하와이 주민들에게 쓰나미 경보가 발효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는 알래스카와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주의보가 내려졌고, 일본도 영향권에 있다”라며 “정부 쓰나미 홈페이지를 방문해 최신 정보를 확인하라”라고 했다. 이어 쓰나미 영향권 주민들에게 “굳건하고 안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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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영향 없을 듯…기상청 "오후 2~3시 이후 동해 0.3m 미만 해일"
마셜 제도와 팔라우, 필리핀 등에는 0.3~1m의 쓰나미가 예상됐다. 한국과 북한, 대만에도 0.3m 미만의 쓰나미가 예보됐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해 한반도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울릉도 인근에 5시간 이내로 수위가 올라갈 수는 있으나 한반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초강진에 따른 여진도 이어지고 있다. USGS 분석결과를 인용한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9분 53초(한국시간)에 첫 지진 발생 인근 지점인 러시아 캄차카반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남동쪽 142km 해역(위도 52.08 N, 경도 160.08 E)에서 규모 6.9의 또다른 지진이 발생했다. 두번째 지진의 진원 깊이는 10km다. 이어 9시 16분 03초에는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남남동쪽 129km 해역(위도 52.04 N, 경도 159.68 E)에서 규모 6.3, 진원 깊이 10km의 세번째 지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