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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H20 AI칩 中판매 허용에 美정치권 찬반격론

연합뉴스

2025.07.2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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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중국이 자체개발로 앞서가는 것 막기 위해" 안보·기술정책 전문가들과 의원들, 러트닉 장관에 반대의견 서한
엔비디아 H20 AI칩 中판매 허용에 美정치권 찬반격론
백악관 "중국이 자체개발로 앞서가는 것 막기 위해"
안보·기술정책 전문가들과 의원들, 러트닉 장관에 반대의견 서한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엔비디아가 H20 인공지능(AI) 칩의 중국 판매를 재개토록 허용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대해 미국 정치권 내에서 찬반양론이 갈리고 있다.
백악관 측은 칩 판매를 금지할 경우 중국이 자체 AI칩을 개발해 칩 경쟁에서 미국을 추월해버릴 우려가 있다며 판매 재개를 허용키로 한 이유를 설명했으나, 안보·기술정책 전문가들과 의회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채널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이 엔비디아 칩을 풀어주기로 한" 이유는 AI칩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지하게 감안해야 할 위험은, 만약 중국이 우리(미국)로부터 칩을 사지 않는다면 그들이 혁신해서 자체 칩을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것은 그들이 칩 경쟁에서 앞질러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신 고성능 AI칩의 대중국 수출을 불허하자 그보다 성능이 낮은 H20 칩을 중국에 수출했으나, 올해 4월 트럼프 행정부는 H20을 대중 수출통제 품목으로 지정해 미국 정부 허가가 있어야만 수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중국이 대미 희토류 수출 재개를 허용하고 미국은 H20칩의 대중 수출 재개를 허용하는 데 양측이 합의했다는 사실이 지난 15일 공개됐다.
당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중앙TV(CCTV) 인터뷰에서 전 세계 AI 연구자의 50%가 있는 중국에 H20 칩을 계속 판매하는 것이 미국의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되도록 하는 데에 필요하다는 논리로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엔비디아의 최고 성능 제품인 블랙웰과 H200, H100은 여전히 대중 수출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중국에 최고의 제품을 팔지 않는다. 두 번째나 세 번째로 좋은 제품도 팔지 않는다. 난 네 번째로 좋은 제품을 파는 것은 우리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직 안보 관계자들과 기술정책 전문가들은 이달 28일 러트닉 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이번 결정을 철회토록 촉구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이들은 이번 결정이 "AI 분야에서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우위를 위험에 빠뜨리는 전략적으로 잘못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H20이 구형 칩이라고 할 수 없으며 H20의 중국 공급이 재개되면 중국의 AI 역량을 키우고 미국이 쓸 수 있는 칩이 줄어들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결정이 수출통제 조치의 효과를 약화시키고 앞으로 중국 측이 미국 측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도록 시도하게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연방하원 중국공산당 문제 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 라자 크리슈나무르티(일리노이) 의원과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 그레고리 믹스(뉴욕) 의원도 27일 러트닉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통제를 "협상용 칩"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두 의원은 "이번 접근은 우리 수출통제 제도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고 경제적 우선과제와 안보상 우선과제의 구분선을 흐릿하게 하며 핵심 안전장치도 협상이 가능하다는 위험한 신호를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미국 가정과 근로자와 소비자들을 해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을 위해 현 행정부가 우리의 국가안보와 우리의 경제를 가지고 도박을 하고 있음이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연방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도 러트닉 장관에게 H20 칩 대중 수출 재개 허용을 비판하는 편지를 보냈다.
공화당 중진 중에서도 이번 조치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사례가 있다.
존 몰러나 하원 중국공산당 문제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러트닉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H20의 수출 재개가 중국의 AI 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약간의 기술적 개선"을 제공하는 정도 수준으로 제한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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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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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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