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 흥행에 힘입어 김밥이 함께 뜨고 있다. 케데헌 주인공이 김밥 한 줄을 통째로 먹는 장면이 시선을 끌면서 소셜미디어에선 '김밥 한입에 먹기' 챌린지도 벌어졌다.
30일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gimbap' 해시태그가 18만건 이상 등록됐으며, 틱톡에서도 관련 영상이 1만7000건을 넘겼다. 특히 한 틱톡 해외 이용자가 '케데헌 루미(주인공)의 김밥'이라며 김밥 한 줄을 썰지 않고 베어 먹는 영상은 350만 조회수와 15만3000개의 좋아요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 밖에도 케데헌 속 루미가 김밥을 먹는 장면을 따라 하거나 쌀로 밥을 짓고 단무지, 햄, 오이 등 재료를 손질해 김밥을 말은 뒤 참기름을 바르고 깨를 뿌려 마무리하는 모습을 담은 콘텐트도 다수 올라와 있다.
한 인스타그램 해외 이용자가 올린 김밥 요리 영상은 릴스에서 조회수 2200만회를 훌쩍 넘겼다. 이 영상에는 "일주일 전쯤 김밥을 처음 먹어봤는데 중독됐다" "레시피를 알려달라" "나도 먹어보고 싶다" 등의 영어 댓글이 달렸다.
앞서 미국에선 2023년 '냉동 김밥'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당시 미국 식료품점 '트레이더 조스'에 냉동 야채 김밥이 출시 몇 주 만에 동났는데, 한국계 미국인 안세라씨가 올린 영상이 큰 역할을 했다. 안씨가 틱톡에 올린 냉동 김밥 제품을 데워 시식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조회수 1100만여회를 기록했으며 현재 누적 조회수는 1408만회에 달한다. 4000여개의 댓글 대부분은 외국인들이 김밥에 호기심을 표하는 내용이었다.
미국 유력지 워싱턴 포스트(WP)에는 올해 3월 '한국의 김밥은 어떻게 위안을 주는 음식에서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는 것이 되었나'라는 제목의 기고가 실리기도 했다. 이 글은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로 주인공의 아침 식사였던 김밥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런 뜨거운 반응은 김밥 수출로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 김밥과 즉석밥 같은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38.4% 증가한 4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쌀 가공식품 수출액 증가율이 51.0%로 가장 가팔랐다.
풀무원은 자사의 냉동 김밥을 지난해 9월 국내 식품기업 중 처음 중국 내 대형 유통업체인 샘스클럽(Sam’s Club)에 입점시킨 결과 11개월 만에 현지 누적 판매량 250만줄을 돌파했다고 이날 밝혔다. 누적 판매액은 5300만위안(약 104억원)에 달한다.
회사 측은 현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냉동 김밥이 '간편하고 고급스러운 한식 한 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포장지에 'K-스트리트 푸드'(K-STREET FOOD)라는 문구를 넣어 한식임을 강조했다"며 "한국 드라마나 K팝으로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한 중국 젊은 세대가 냉동 김밥의 주요 소비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