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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딩크' 박항서 넘어섰다" 베트남 우승으로 이끈 김상식 감독에 현지 언론 "역사적인 이정표 세운 감독" 극찬

OSEN

2025.07.2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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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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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김상식의 시대가 시작됐다.

김상식 감독이 동남아 축구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1월 동남아시아 최대 축구 대회인 미쓰비시 일렉트릭컵을 제패한 데 이어, 불과 반 년 만에 베트남 U-23 대표팀을 이끌고 2025 아세안축구연맹(AFF) U-23 챔피언십(만디리 컵) 정상에 올랐다. 두 대회를 같은 해 동시 석권한 최초의 감독. 박항서도, 신태용도 해내지 못했던 금자탑이다.

2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개최국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고 AFF U-23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전반 37분 터진 응우옌 꽁 프엉의 결승골은 베트남을 대회 3연패로 이끌며 역사를 새로 썼다.

경기는 치열했고, 심판의 휘슬은 길었다. 5분이 주어진 추가시간은 101분이 지나서야 끝났다. 홈 팬들의 압도적 응원 속에서 인도네시아는 롱 스로인을 반복하며 마지막까지 동점골을 노렸지만, 베트남의 투지 앞에 무너졌다. 김상식 감독은 심판진을 향해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고, 이어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는 이례적인 제스처로 현장을 술렁이게 했다.

베트남은 이번 우승으로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대회 3연패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2005년 대회 창설 이후 최초이며, 인도네시아(1회)와의 통산 격차도 벌렸다. 더욱이 결승 상대는 지난 대회와 동일한 인도네시아였다. 두 대회 연속, 같은 상대를 꺾고 정상에 오른 셈이다.

김상식 감독의 리더십은 경기 외적으로도 빛났다. 4강 필리핀전에서 승부차기 접전을 치렀던 라인업을 결승전에도 그대로 기용했다. 베트남 해설가 꽝 후이는 "김상식 감독은 선수를 다루는 법을 안다. 강약 조절이 탁월하다"라며 그의 용병술에 엄지를 세웠다. 김 감독은 필리핀전 대역전극에 이어, 결승에서는 실리적인 운영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사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퇴임 이후 침체기에 빠져 있었다. 후임으로 선임된 필립 트루시에 감독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베트남 대표팀은 혼란 속에 놓였다. 그 시기 등장한 인물이 김상식 감독이다. 지난해 6월 부임 후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동시에 맡은 그는, 불과 1년 만에 두 차례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베트남 축구의 '구원자'로 떠올랐다.

현지 반응도 뜨겁다. '라오둥'은 "U-23 베트남이 인도네시아를 꺾고 동남아 챔피언십 3연패를 달성했다.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극찬했고, 'VN익스프레스'는 "뜨거운 겔로라 붕 카르노에서도 베트남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상식 감독의 침착한 경기 운영과 선수들의 강인한 멘탈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베트남 넷'은 "김상식 감독은 전임 박항서 감독의 업적을 뛰어넘었다"라고까지 언급했다.

이날 경기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귀화 선수들로 무장한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베트남은 점유율 32%에 불과했지만, 조직력과 헌신적인 수비로 경기를 끝까지 지배했다. 전반 종료 직전 꽁 프엉의 결승골 이후 라인을 내리며 역습 중심의 전술로 전환했고, 인도네시아의 파상공세를 끝내 막아냈다.

베트남은 이제 A대표팀과 유소년 대표팀 모두에서 동남아 정상을 차지한 팀이 됐다. 김상식 감독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한국 축구 지도자에게 다시 쏟아지는 찬사. 김상식이라는 이름은 더 이상 낯선 인물이 아니다. '쌀딩크' 박항서 감독을 이은 새로운 이름은 김상식이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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