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이재용·김동관 이어 정의선도 간다…총수들 워싱턴 총집결 [한·미 관세협상]

중앙일보

2025.07.29 23:25 2025.07.29 23:3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주 주지사, 장재훈 현대자동차 부회장(왼쪽부터)이 지켜보는 가운데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백악관 엑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미 관세협상 지원을 위해 30일 오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틀 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 이어 정 회장까지 워싱턴으로 집결하는 것이다. 8월1일 데드라인을 앞두고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워싱턴에 도착해 정부 협상팀과 대미 투자 관련 최종 조율을 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대미 투자 측면에서 기여도가 가장 크다고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관세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기도 하다"면서 "정 회장이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정의선 회장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국 조지아주의 차량 생산 확대와 루이지애나주의 새로운 철강 공장 건설 등을 포함한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생산 분야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분야 61억 달러,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 63억 달러 등이다.

정 회장은 지난 14일 이재명 대통령과 단독으로 만찬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각 그룹 회장으로부터 대미 투자와 글로벌 통상, 지방 활성화 방안, 연구개발 투자 및 미래 사회 대응 계획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의견과 애로사항을 청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이번 관세 협상 결과가 중요하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최근 잇따라 관세율을 15%로 낮췄기 때문. 협상이 지연된다면 현대차는 4월부터 부과되는 관세(25%)를 계속 적용받아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하루 앞선 29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 회장은 한국이 협상 카드로 제시한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 협력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현지에 370억 달러(약 54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테슬라와는 28일 역대 최대 규모인 22조8000억원 규모의 칩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8일에는 김동관 부회장이 미국으로 떠났다. 김 부회장은 한국이 미국에 제안한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데 힘을 보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은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미국 내 직접 투자를 진행 중인 조선사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미국 필리조선소를 1억달러에 인수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막판 협상 국면에서 미국 현지 조선소 추가 투자 등을 제안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처럼 대기업 총수들이 속속 미국 현지 한국 협상팀에 합류하는 건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 산업계가 받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의 관세정책이 그대로 강행되면 한국 경제가 안정을 회복한다고 해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0.4%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