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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한도 줄이더니 금리까지 올랐다, 울화통 터지는 주담대

중앙일보

2025.07.30 01:46 2025.07.30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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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하며 4%에 육박했다. 예금ㆍ대출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담대 금리는 나홀로 상승세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4.21%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다. 하지만 지난달 주담대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93%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 2월(4.23%) 이후 하락했는데, 5개월 만에 오름세로 방향을 틀었다. 반면 일반신용대출은 5.03%로 0.18%포인트 하락하며 7개월째 하락했다.

김영옥 기자

주담대 금리는 지표금리(고정형은 은행채 5년물, 변동형은 코픽스 연동)에 은행의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6월 주담대 금리가 올라간 것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0.11%포인트 오른 것이 주요한 이유”라며 “5년물 금리는 장기금리이므로, 기준금리 인하 횟수나 폭에 대한 기대감 등이 선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장기 시장 금리(지표금리)가 오른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연 3.92%로 0.06%포인트 올랐고, 변동형 금리는 연 3.99%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연 3.71%)도 전월 대비 0.01%포인트 오르며,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올 상반기 이어진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도 영향을 미쳤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폭등에 금융당국은 은행의 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했는데, 이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6·27 대출 규제 여파로 당분간 주담대 금리가 낮아지긴 어려울 거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만큼 대출금리를 내려버리면 '특정 은행 금리가 낮다'는 이유로 대출 쏠림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며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식 등으로 대출 문턱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2.55%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10월(3.37%) 이후 9개월째 하락세다. 이에 따라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수신금리)는 1.54%포인트로, 지난 5월과 같았다. 다만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2%포인트로 5월(2.19%)보다 0.01%포인트 벌어졌다. 여전히 예금금리 하락 폭이 대출금리보다 큰 것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건전성을 위해 고정금리를 권장하는데, 6월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은 61.9%로 전달(59.8%) 이후 2개월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90.6%로 한 달 사이 1%포인트 하락했다. 높은 고정금리에 대한 부담에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금리로 이동한 걸로 해석된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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