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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문제 묻자 정답 대신 “같이 해보자”…선생님이 된 챗GPT

중앙일보

2025.07.30 08:01 2025.07.3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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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AI 시장 겨눈 빅테크들

학생과 교사 등 교육 시장을 겨냥한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오픈AI, 구글, 앤스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은 교육 특화 기능을 갖춘 AI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주도권 다툼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오픈AI는 챗GPT에 ‘스터디 모드’ 기능을 새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학생 개개인의 목표와 실력에 맞춘 맞춤형 질문과 가이드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이날부터 챗GPT 플러스와 프로, 팀 등 구독자는 물론 무료 이용자도 로그인 후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오픈AI 측은 “챗GPT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학습 도구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학생들은 어려운 숙제를 풀거나 시험을 준비하거나 새로운 개념을 탐구할 때 챗GPT를 찾는다”고 밝혔다. 이어 “스터디 모드는 참여와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이 무언가를 완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습할 수 있게 돕기 위해 설계됐다”고 했다.

챗GPT 프롬프트창 도구 중 ‘공부하고 배워요’를 누르면 스터디 모드를 활성화할 수 있다. 이 모드에서는 연습 퀴즈, 숙제 가이드 등 다양한 학습 보조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 모드에서 “숙제를 도와달라”고 요청하자, 챗GPT는 “숙제를 그냥 대신 해주는 건 도움이 안 될 수 있어요. 어떤 부분에서 막혔는지, 지금까지 어떻게 풀었는지 알려주시면 같이 한 걸음씩 풀어볼 수 있어요”라고 답했다. 또 ‘1부터 10까지 번호가 적힌 카드가 한 장씩 들어 있는 상자에서 무작위로 카드 한 장을 뽑는다. 4의 배수가 나올 확률은?’이라는 고등학교 수준 수학 문제를 풀어달라 하자, ‘우선, 같이 차근차근 풀어보자. 1부터 10까지 카드가 있으니까, 전체 경우의 수는 몇 가지일까? 너가 한번 해볼래?’라고 답했다. ‘정확한 확률은 1/5입니다’라고 바로 답을 알려주는 일반모드와 달리, 단계별로 학습할 수 있게 돕는 식이다.

학습용 AI 서비스를 제공한 게 오픈AI가 처음은 아니다. 구글과 앤스로픽은 올 상반기 교육용 AI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 6월 구글은 자사 AI인 제미나이를 활용한 ‘제미나이 포 에듀케이션’을 선보였다. 30여 개 AI 기반 도구들을 수업에 적용할 수 있으며, 교사와 학생 모두를 지원한다. 앤스로픽 역시 지난 4월 대학 현장에 특화한 ‘클로드 포 에듀케이션’을 출시했다. 이 AI는 학생에게 직접 정답을 제공하기보다, 문제 해결 과정을 스스로 구성할 수 있게 유도한다. 단순 정답 제공보다 비판적 사고를 장려하는 구조다.

빅테크들은 교육 현장에 AI를 도입하기 위한 자금도 투입하고 있다. 미국교사연맹(AFT)이 지난 9일 교사들을 위한 ‘AI 교육 허브’ 설립 계획을 발표하자,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앤스로픽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총 2300만 달러(약 315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빅테크들이 교육 AI분야에 집중하는 이유는 학생과 교사라는 새로운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특히 학생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핵심 고객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 AI 시장은 성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교육 AI 시장은 2024년 기준 58억8000만달러(약 8조1000억원)에서 2030년까지 322억7000만달러(약 44조8000억원)로 5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김남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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