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수준에 이름으로써 그 지식으로 목적한 일을 이룬다 하더라도 인(仁)이 그 ‘이룸’을 지키지 못한다면 비록 얻었더라도 반드시 잃는다.” 공자의 말이다. 인의 지킴이 없는 어떤 성취도 다 ‘사상누각(沙上樓閣·모래 위에 세운 누대)’이라는 게 공자의 생각인 것이다.
수능 전국수석, 최고 명문대학 출신 등 화려한 경력과 함께 쌓은 지식이 아무리 많더라도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어진 마음이 없이 지식과 경력을 사욕을 채우는 데에만 사용하려 들면 습득한 각종 지식증명들은 다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공자님 당시에도 엘리트 사회의 타락 양상이 오늘날과 다를 바 없었기에 『논어』에 이런 말이 수록되었으리라. 각종 검색기능의 발달로 지식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학벌이나 자격증으로 행세하며 더러 갑질도 할 생각을 한다면 그런 사람은 금세 외톨이가 되고 말 것이다. 아무리 권세가 높고 돈이 많아도 어진 마음이 없다면 누구도 그의 곁을 지키려 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진심으로 사랑해야 한다. 어진 척 치졸한 속임수로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화려한 지식증명서를 뽐내기 전에 얻기보다 지키기가 훨씬 어렵다는 점을 자각하여 늘 성찰·반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