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세안축구연맹(AFF)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전반 37분 터진 응우옌 꽁프엉의 결승골을 앞세워 인도네시아를 1-0으로 제압,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6월 베트남으로 건너온 김상식 감독은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동시 지휘 중이다. 올해 1월 끝난 동남아시아 최대 축구 대회인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 정상에 오르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번 대회까지 제패하면서 미쓰비시컵과 AFF U-23 챔피언십을 같은 해 모두 우승한 최초의 감독이 됐다.
이는 박항서 전 베트남 감독과 인도네시아의 신태용 전 감독도 이루지 못했던 대기록이다.
[사진]OSEN DB.
베트남은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귀화 선수가 많은 인도네시아는 상대적으로 전력 위로 평가받았으나 베트남의 투지와 조직력을 넘어서지 못했다.
침착하게 라인을 내리고 역습을 노리던 베트남은 전반 37분 역습 상황에서 나온 응우옌 꽁프엉의 골로 앞서나갔다.
인도네시아는 연달아 귀화 선수를 투입하면서 추격에 나섰지만 골 결실을 맺지 못했다.
베트남은 점유율 32%를 기록하면서도 단단한 수비를 통해 인도네시아를 괴롭혔다.
끝까지 베트남은 한 골을 지켰다.
이날 경기 중 화제의 장면이 있었다. 베트남 벤치에서 계속 흰 수건을 흔든 것. 많은 사람들은 그 이유를 궁금해했다.
베트남 매체 ‘봉다’는 “윤동헌 피지컬 코치가 터치라인 가까이에서 흰 수건을 흔들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는 전술 신호였다”라고 전했다.
윤동헌 코치가 처음으로 흰 수건을 든 시점은 응우옌 꽁프엉이 선제골을 넣은 지 2분 만인 전반 39분이었다. 같은 행동은 인도네시아의 로비 다르위스가 왼쪽에서 롱스로인을 준비하던 후반 32분에도 나왔다.
이 행동은 동남아 축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일부 태국 팬들은 흰 수건이 인도네시아의 공 닦는 수건을 베트남이 빼앗은 것이라고 오해하기도 했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후 직접 해당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큰 경기장에선 관중이 많고 소음이 심하기 때문에, 말로 지시를 하면 선수들이 듣기 어렵다. 그래서 흰 수건을 이용해 신호를 전달했다. 주로 특정 시점에서 압박 지시를 보내기 위해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사진]OSEN DB.
‘봉다’는 “과거 박항서 감독 체제의 베트남 대표팀도 벤치와 먼 쪽 선수들 사이 소통을 위해 무전기를 사용한 적 있었다. 하지만 수건을 흔드는 동작은 말없이도 뜻이 확실히 전달되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식”이라며 “때론 흰 수건 하나가 승부를 가르기도 한다”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