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그런 것도 이겨내는 게…" 퇴근하지 않고 밤 늦게까지 특타, 돌아온 1번 타자 '한화 1위' 이유 증명했다

OSEN

2025.07.30 14:4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한화 김태연.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 /한화 이글스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잘 나가는 팀은 다 이유가 있다. 프로야구 1위를 질주 중인 한화 이글스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기회를 기다리는 선수들이 많다. 내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언제 어떻게 자리가 바뀔지 모른다. 김태연(28)도 그 중 한 명으로 부진의 시기가 있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1번 리드오프 자리를 되찾았다. 

김태연은 올해 한화의 개막전 1번 타자로 시즌을 시작했다. 3월 22~23일 수원 KT전 개막 2연전에서 7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스타트를 잘 끊었지만 이후 이어진 잠실 LG전에서 잘 맞은 타구들이 호수비에 걸리며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정타는 4월20일 대전 NC전이었다. 5회 무사 1,2루에서 보내기 번트를 시도하다 공에 오른쪽 검지손가락을 맞고 교체됐다. 손에 피멍이 든 채로 2경기를 쉬고 돌아왔지만 불편함이 남아있었다. 이어 5월11일 고척 키움전도 4회 상대 투수 공에 왼쪽 손목을 맞고 타박통으로 교체되는 등 아찔한 순간이 이어졌다. 

그 이후 타격 밸런스가 깨졌고, 문현빈과 이진영이 각각 좌익수와 우익수 코너 외야를 꿰차면서 김태연의 입지가 좁아졌다. 5월 중순부터 한 달 넘게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었다. 5월(.195), 6월(.194) 모두 1할대 타율로 고전했다. 

지난해 126경기 타율 2할9푼1리(413타수 120안타) 12홈런 61타점 OPS .799로 활약하며 주전을 꿰차는가 싶었지만 다시 자리를 잃었다. 상실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김태연은 티를 내지 않았다. 덕아웃에서 더 크게 파이팅을 외치며 동료들을 응원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때를 기다리며 준비했다. 

6월에는 대전 홈경기가 끝나면 바로 퇴근을 하지 않았다. 실내 연습장에 남아 밤 늦게까지 특타를 이어갔다. 그 모습을 김경문 한화 감독도 지나가면서 봤다. 묵묵히 노력하는 선수를 지나치지 않는 김경문 감독은 타격감이 저조하지만 김태연을 2군에 내리지 않았다. 채은성의 수비 휴식이 필요할 때 1루수로 종종 썼고, 타격감이 올라온 이달 들어선 지명타자로도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김태연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7월 13경기 타율 4할2푼2리(45타수 19안타) 2홈런 5타점 OPS 1.113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29~30일 대전 삼성전에는 2경기 연속 1번 리드오프로 나서 연이틀 멀티히트를 쳤다. 시즌 성적도 타율 2할6푼4리(220타수 58안타) 3홈런 14타점 OPS .666으로 끌어올렸다. 

한화 김태연.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 /한화 이글스 제공


30일 경기에선 1회 첫 타석부터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8회에는 좌월 솔로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수비에서도 한 건 했다. 6회 무사 1루에서 구자욱의 우전 안타 타구를 잡은 뒤 총알 같은 3루 송구로 주자 김성윤을 저격했다. 공수에서 김태연의 활약에 힘입어 한화도 5-0으로 승리, 3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김태연은 “시즌 출발은 좋았지만 전반기에 성적이 너무 안 좋았다. 뭔가 이겨낼 방법이 안 보였고, 뭐라도 변화를 줘보려고 했다. 6월말부터 7월초 그때 이후로 타격폼에 변화를 줬고, 투수와 타이밍을 잡는 느낌도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번트 시도 과정에서 공에 맞은 손가락도 부진의 이유 중 하나였다. 김태연은 “(오른손 검지) 손톱이 안에서 들려 가운데는 뚫리고 끝에만 남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타격할 때) 민감한 부위이고,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핑계”라면서 “그런 것도 이겨내야 하는 게 야구선수 아니겠어요”라는 말로 변명을 하지 않았다. 

한화 김태연.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 /한화 이글스 제공


그 대신 김태연은 훈련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야간 특타를 많이 했다. 워낙 방망이가 안 맞다 보니 뭐라도 해서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다. 처음에는 좋을 때 느낌을 찾기 위해 막연하게 쳤는데 지금은 투수와 타이밍에 맞춰서 연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6월까지 주전 우익수로 뛴 이진영이 7월 타율 1할대(.179)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지만 바통터치하듯 김태연이 적절한 시기에 살아났다. 김경문 감독은 김태연에 대해 “이제 잘 칠 때가 됐다. 지나간 90경기보다 앞으로 남은 40경기들이 매우 중요하다. 지나간 것보다 앞으로 있을 경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즌 내내 1번 타순이 고민인데 김태연이 지금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다. 

타격뿐만 아니라 1루와 외야 수비 모두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는 김태연은 “지나간 것은 돌아올 수 없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우리 팀도 한 경기, 한 경기 계속 이겨야 한다. 다른 팀들을 신경쓰지 않고 우리가 해야 할 것을 해야 한다”고 남은 46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email protected]

한화 김태연.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김태연. /한화 이글스 제공



이상학([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