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제가 간절히 듣고 싶었던 말, ‘내가 오해했어요’라는 말이었어요.” 방송인 정선희가 남편과 사별 후 겪었던 깊은 상처와 대중의 비난 속에서 오랜 시간 세상 밖으로 나서기를 주저했던 지난날을 고백했다.
정선희의 삶은 2008년 남편 안재환과의 사별 후 감당하기 힘든 비극으로 뒤덮였다. 결혼 1년 만에 남편을 떠나보낸 슬픔에 더해 연이은 악재와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음모론, 그리고 대중의 싸늘한 시선과 비난은 그녀를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로 몰아넣었다. 정선희는 당시를 돌아보며 "충격을 받아서 병원에 입원해서 사경을 헤맬 때였다"고 말했다. 남편 사별이라는 아픔도 모자라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해야 한 정선희는 10여 년간 온라인 댓글조차 보지 못할 만큼 세상 밖으로 나서는 것을 회피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정선희 옆에는 묵묵히 버팀목이 되어준 이들이 있었다. 특히 어린 조카는 그녀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5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고모를 보며 눈물을 참아내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정선희는 자신이 가장 '추락하고 있을 때'조차도 존경의 대상으로 여겨준 조카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현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긴 침묵을 깨고 유튜브 채널 '집 나간 정선희'를 통해 대중 앞에 다시 선 정선희. 앞서 단양으로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떠난 정선희는 휴게소에서 팬이 두고 간 과일 선물에 "사람들이 착해"라며 울컥했다. 촬영 전 수많은 팬들이 사진 요청을 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고, 자신이 예상했던 싸늘한 시선이 아닌 따뜻한 환대에 깊이 감동했다.
특히 정선희를 울린 건 한 팬의 댓글이었다. "누가 내가 라디오 DJ로 복귀하는 날 회사를 쉬었다는 거다. 그 날짜를 정확히 기억해서 어떻게 알지 했더니 그날 내 라디오 들으려고 회사를 쉬었대. 그분이 그러더라. 기억해달라고. 누군가는 당신 목소리가 그리워서 회사까지 쉰 사람이 있다"라는 댓글을 본 정선희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그녀는 "너무 고마웠다. 대한민국에서 정선희 지키기가 쉽지 않았다. 고생 많으셨어요"라며 오랜 시간 자신을 지지해 준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또 한번의 뭉클한 순간은 최근 공개한 단양 구경시장에서 한 상인과의 만남이었다. 정선희를 뒤늦게 알아본 한 상인이 눈물을 글썽이며 "내가 조금 오해했다. 누가 설명을 해주는데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내가 이해했다. 내가 좀 오해했다"고 말하자 정선희는 활짝 웃으며 "내가 오해를 풀고 간다. 아니 풀려 있었구나. 감사하다"고 답했다. 정선희는 제작진에게 "진짜로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을 들었다. 한때 간절히 듣고 싶었던 말. '내가 오해했어요'라는 말"이라며 울컥한 마음을 전했다.
깊은 트라우마와 대중의 비난이라는 어둠을 딛고, 따뜻한 응원과 자기 성찰을 통해 다시 빛을 찾아가는 정선희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하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