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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 선발 6명이 모두 ERA 1점대…철벽 마운드 한신, 7월에 벌써 ‘매직 넘버’ 점등

OSEN

2025.07.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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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히로시마전에서 팀 완봉승을 거둔 한신 투수진. 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

30일 히로시마전에서 팀 완봉승을 거둔 한신 투수진. 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


[OSEN=백종인 객원기자] 또 이겼다. 벌써 4연승이다. 1위 팀의 맹렬한 기세가 멈출 줄 모른다. 일본 프로야구(NPB) 센트럴 리그의 맹주 한신 타이거스 얘기다.

전반기 내내 독주가 이어졌다. 그나마 올스타 휴식기 때 잠시 잠잠했다. 그러다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다시 활활 타오른다.

이젠 엇비슷한 팀도 없다. 리그에 유일한 승률 6할(0.615) 팀이다. 나머지는 5할도 버겁다. 2위 요미우리 자이언츠조차 4할대(0.494)에서 허덕인다. 둘 사이는 11.0 게임차로 까마득하다.

어제(30일)는 히로시마 카프를 가볍게 따돌렸다. 이날 승리로 자력 우승에 필요한 승수, 즉 매직 넘버(39)가 켜졌다. 7월 중에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빠르면 8월 중에도 우승이 확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7월에 매직 넘버가 켜진 경우는 이제까지 10번 있었다. 그중 9팀이 우승에 골인했다. 유일하게 실패한 경우가 2008년의 한신이었다. 요미우리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했다.

올해 한신의 강세는 무시무시한 마운드 덕이다. 특히 선발진이 난공불락이다.

어제(30일) 카프 전에 등판한 무라카미 쇼키는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평균자책점(ERA)을 ‘1.997’로 낮췄다.

기록상은 반올림해서 ‘2.00’이라고 표기하는 게 맞다. 하지만 몇몇 일본 매체는 굳이 소수점 3자리까지 계산한다. 선발 6명이 모두 ERA 1점대에 진입하는 전대미문의 진기록을 수립했다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서다.

사이키 히로토(1.52), 존 듀플란티어(1.37), 이하라 다카토(1.59), 이토 마사시(1.03), 오타케 고타로(1.78) 등이다.

물론 선발만 강한 게 아니다. 중간, 마무리할 것 없이 불펜도 철벽이다. 특히 8회가 넘사벽이다. 우완 이시이 다이치가 맡는데, 3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팀 전체의 ERA가 1.91이다. 리그에서 유일한 1점대다. 구별하면 선발진이 1.99, 구원진이 1.77을 마크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상대는 숨이 턱턱 막힌다. 1점을 뽑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어제(30일) 경기 스코어도 5-0이다. 히로시마는 올시즌 23번째 (팀) 완봉승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한신이 후반기 4경기 동안 상대에게 내준 점수는 1점이 전부다.

그렇다고 공격력이 처지는 것도 아니다. 타이틀 전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는 게 모두 한신 타자들이다.

사토 데루아키가 홈런(26개)과 타점(65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린다. 또 치카모토 고지는 타율(0.290)과 최다안타(112개), 도루(23)에서 3관왕을 노린다. 여기에 나카노 다쿠무가 출루율(0.360) 선두를 마크하고 있다. 그야말로 완벽한 투타의 조화다.

후반기 4연승으로 매직 넘버가 시작된 한신. 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

후반기 4연승으로 매직 넘버가 시작된 한신. 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


한신은 어떻게 이런 팀이 됐나.

자연히 리더십에 눈길이 쏠린다. 신임 후지카와 규지 감독은 44세의 젊은 나이다. 마무리 투수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지도라로는 미지수였다. 코치 경력조차 없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뛰어난 장악력을 발휘했다. 부임 초부터 잇단 강경책을 내놓는다. 선수단 전체에 금연령을 선포했다. 야구장 근처에서는 담배 냄새도 나면 안 된다. 홈 경기만이 아니다. 원정지에서도 적용된다. 심지어 구단 임직원까지 지키도록 만들었다.

다음은 외출 금지다. 첫 업무였던 가을 마무리 캠프 때였다. 일과가 끝나면 선수들은 숙소에 정위치해야 한다. 외출은 꿈도 못 꾼다. 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 정도만 허락된다. 휴식일도 예외는 없다. 단, 24세 이하에 한정한 규칙이다.

선수들 불만이 쏟아진다. 여론도 만만치 않다. ‘여기가 무슨 교도소냐.’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꿈쩍도 않는다.

반면 그라운드에서는 철저히 ‘우리 편’이 된다. 혹시라도 투구에 맞아 우리 타자가 쓰러지면, 가장 먼저 달려 나간다. 그리고 상대 벤치를 향해 삿대질도 서슴지 않는다. ‘애들 좀 똑바로 가르치라’며 목에 핏줄을 세운다. (6월 히로시마전)

심지어 화풀이 상대는 한신에서 한솥밥을 먹던 선배 아라이 타카히로(48) 감독이었다. 그 일로 빈정이 상해, 이후로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나중에 서로 풀기는 했지만.)

하여튼.

“매직 넘버는 전혀 몰랐다. 신경 쓰지 않는다.” 40대 신임 감독이 강조하는 키워드는 2개다. ‘범사에 철저하라.’ ‘그리고 매사에 집중하라.’

한신의 상승세를 이끄는 후지카와 감독. 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

한신의 상승세를 이끄는 후지카와 감독. 한신 타이거스 공식 SNS


/ [email protected]


백종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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