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리 제품에 50% 관세…구릿값 20% 폭락 왜?(종합)
광석 등 원료는 관세 제외…시장 '대혼란'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문관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50% 구리 관세가 구리로 만든 반제품과 파생 제품에 적용되고, 구리 광석 등 원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수입 구리에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면서 관세 적용 품목 등을 안내하는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50% 관세는 구리로 만든 파이프, 와이어, 봉, 판(sheets), 튜브 같은 반제품과 관 이음쇠, 케이블, 커넥터, 전기부품 등 구리를 집중적으로 사용한 파생제품에 부과된다.
관세는 제품의 구리 함유량에 따라 부과되며 구리가 아닌 부분에는 국가별 상호관세나 다른 적합한 관세가 부과된다.
구리 관세는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되며 자동차 관세와 중첩돼 적용되지는 않는다.
구리 원료(input materials)와 폐구리(copper scrap)에는 50% 구리 관세도, 상호관세도 부과하지 않는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백악관은 구리 원료의 예로 구리 광석, 농축물, 매트(mattes), 전기동판(cathode and anode)을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상무부 장관에게 미국 내 구리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라고도 지시했다.
포고문은 미국에서 생산한 고품질 폐구리의 25%를 미국에서 판매하도록 했다.
또 미국에서 생산한 구리 원료의 25%를 2027년부터 미국에서 팔고, 미국 내 판매 비중을 2029년에 40%로 늘리도록 했다.
관세가 구리 광석 등 원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발표가 나오자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약 20% 급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WSJ은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의 구리 가격 하락세가 다음날까지 이어질 경우 1968년 이래 일일 최대 하락 폭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구리 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의 일중 하락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구리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 대비 약 28%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8일 50% 구리 관세를 예고하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이 17%까지 뛰며 기록적인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미국의 구리 관세 방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 시장을 뒤흔든 깜짝 결정"이라고 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금융 시장을 어떻게 뒤흔드는지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짚었다.
전자제품과 자동차, 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는 구리는 철과 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에서 3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금속으로 꼽힌다.
미국 최대 구리 생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 주가는 이날 9.5% 하락했으며 내년 애리조나주에서 대형 광산 건설을 준비하던 아이반호 일렉트릭 주가도 17% 급락했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밥 브래킷은 이달 9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트럼프는 과거에도 대규모 관세를 선언했지만 결국 시행하지 않았다"며 "관세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비용만 증가시킬 뿐 적절한 경제적 행동을 유도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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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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