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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와 3차관세협상 승리로 보는 까닭…"경쟁국과 격차줄었다"

연합뉴스

2025.07.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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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보복가능한 中, 대미 수출 경쟁국 상호관세 상승추세는 '유리' '90일간 추가 유예' 최종 승인 미루는 트럼프 "미중 협상 순조롭다"
中, 美와 3차관세협상 승리로 보는 까닭…"경쟁국과 격차줄었다"
美에 보복가능한 中, 대미 수출 경쟁국 상호관세 상승추세는 '유리'
'90일간 추가 유예' 최종 승인 미루는 트럼프 "미중 협상 순조롭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당국은 미국과의 3차 관세 협상에서 승리했다고 여기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경쟁국들과의 관세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SCMP는 전문가들 분석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미중 양국이 '관세 휴전'을 90일 더 연장하는 데 합의했고 이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미국이 다른 나라들의 상호 관세를 계속해서 인상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유리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으로 3차 협상 합의안이 굳어진다면 8월 12일 이후 추가 유예기간에도 미국은 중국에 30%의 추가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는 이미 확정된 베트남(20%), 인도네시아·필리핀(19%), 협상이 진행 중인 말레이시아(25%), 태국(36%)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싱가포르국립대 아미텐두 팔릿 선임 연구원은 SCMP에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과의 대미 상호관세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며 "이 추세라면 중국이 비교 열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싱가포르의 ISEAS-유소프 이샤크 연구소의 방문 연구원인 마리아 모니카 위하르자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중국은 효과적인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며 "중국은 유리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활용할 카드가 많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맞서 지난 4월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를 단행함으로써 미국이 인공지능(AI)용 H20 칩의 대중 수출 재개라는 양보를 최근 받아내기도 했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중국 담당 임원인 댄 왕은 "중국이 포괄적인 산업 공급망을 갖추고 있어 미국의 대중 상호관세가 상승하더라도 여러 방법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서 미중 양국은 세자릿수 대의 보복적 상호관세 부과로 치달았다.
그러나 양국은 두차례에 걸쳐 각각 145%와 125%였던 관세를 8월 12일까지 115% 포인트씩 내리기로 합의했고, 이어 미국이 지난 4월 새로 부과했던 91% 포인트는 취소하되 24% 포인트는 90일 유예키로 한 바 있다.
지난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중국의 허리펑 부총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3차 관세협상에서 "미국은 상호관세 24%를, 중국은 반격 조치를 계속 유예하기로" 했다.
이 합의가 지켜진다면 유예기간에는 미중 양국은 상대국에 각각 30%와 10%의 기존 상호관세를 유지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눈여겨볼 점은 미중 양국의 태도다.
SCMP는 미중 3차 관세 협상 결과가 이전과 비교할 때 거의 변화가 없어 보이며 베이징에서는 이것을 승리로 여기면서 '예상치 못한' 강경 기조를 보인다고 짚었다.
이런 기류는 지난 29일 3차 관세 협상 종료 후 허리펑 부총리의 발언에서도 느껴진다.
외신에 따르면 허 부총리는 "미중이 싸우면 모두 다친다.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미중 경제무역 관계가 각자 발전목표 실현뿐 아니라, 세계경제 발전과 안정 촉진에도 도움이 된다"며 상호 이익과 윈윈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이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미국에 낮은 자세를 보였다기보다는 미국의 '고관세 드라이브'를 겨냥해 여유 있으면서도 강한 어조로 훈계하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이에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상기시키려는 듯 "중국이 (협상 결과에 대해) 성급하게 말했으며 일부 기술적인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과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이 아닌 반도체·희토류·제약 분야의 디리스킹(위험 제거)을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협상에서 중국의 과잉 생산과 이란산 원유 구매 등도 논의됐다고 밝힘으로써 사실상 중국에 대한 압박 기조를 보여 주목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중국과의 관세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과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하면서도 3차 관세 협상 합의안에 대해 최종 승인했는지를 밝히지는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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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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