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내일도 여러분 곁에 있겠다는 약속을 이제 못 지키겠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의 곁을 지키겠다."
매일 아침 시청자들의 안방을 따뜻하게 열어줬던 '아침마당'의 터줏대감 김재원 아나운서가 30년 가까이 몸담았던 KBS를 떠난다. 31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을 끝으로 정든 프로그램을 떠나는 순간까지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김재원 아나운서는 명예퇴직이라는 결단을 내리기까지의 고뇌와 시청자들을 향한 절절한 감사 인사를 전하며 먹먹한 감동을 선사했다.
김재원 아나운서는 1995년 KBS 21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약 30년 동안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했다. 특히 1997년 4월 '아침마당' 토요 이벤트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첫인사를 건넨 이후, 2008년부터 2013년, 그리고 2018년 5월부터 최근까지 긴 세월 동안 '아침마당'의 안방마님으로 시청자들의 아침을 따뜻하게 책임져 왔다.
방송 화면 캡처
김재원 아나운서에게 아침마당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지난 2월, KBS 사측이 '진행 경력 5년 이상 MC 교체'라는 지시를 내렸을 때도 "3월에도 저는 제 자리를 지키겠다"며 하차설을 일축하고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비록 금요일 코너에서는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김재원 아나운서는 '아침마당'과 시청자를 향한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여러 고민 끝에 명예퇴직을 결심하며 '아침마당'과 작별을 고하기로 했다.
김재원 아나운서의 마지막 방송은 그 자체로 한 편의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한미 무역협상 타결 뉴스 특보로 인해 30분 정도 지연 방송됐음에도 활기차게 시작을 알렸다.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파트너 엄지인 아나운서는 "김재원 아나운서와 헤어지는 기간이라 아쉬웠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여의도로 와서 마지막 방송을 함께 하려고 한다"며 그의 마지막 방송을 함께하는 의리를 보였다.
방송 화면 캡처
김재원 아나운서는 시청자들에게 "1995년 KBS 입사한 후 30년이 훌쩍 지났고, 1997년 4월 '아침마당' 토요 이벤트로 인사 드린 후 28년이 지났다. 이렇게 저는 이별을 할 예정인데 아름다운 이별 함께 해달라"고 인사를 전했다.
특히 김재원 아나운서의 마지막 고백은 모든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하늘에 계신 부모님을 떠올린 그는 "시청자 여러분이 제 부모님이시다. 방송할 때 부모님에게 하는 마음으로 해왔다"며 깊은 감동을 안겼고, "30년을 다닌 KBS 학교를 졸업한다. 시청자 분들의 장학금으로 무사히 졸업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는 "더 일찍 나갈 수 있었는데 여러분들이 저를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끝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1년 먼저 나가는 점을 용서해주시고, KBS 졸업생이자 '아침마당' 졸업생 자부심으로 넓은 세상에 나가서도 따뜻한 위로와 선한 영향력 전하겠다"고 약속하며 감사한 마음을 담아 큰절을 올렸다.
방송 화면 캡처
시청자들의 응원 메시지를 "인생의 교훈으로 삼고 명심하며 더 넓은 세상에서 버텨내겠다"고 다짐한 김재원 아나운서. 그의 노고에 제작진은 그에게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달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고, 후임으로 프로그램을 이끌게 된 박철규 아나운서도 경건한 마음으로 이를 지켜보며 각오를 다졌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