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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 농사일하던 주민 또 숨져…"8월은 더 위험"

중앙일보

2025.07.3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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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계속된 지난 8일 경북 고령군 다산면 한 밭에서 농민이 잡초 뽑는 작업을 하다 땀을 닦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지역에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경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고령층이 폭염 속 논과 밭에서 일하는 경우가 잦아 위험성이 더 높다. 전문가들은 8월에 ‘역대급 폭염’이 덮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온열질환자 추가 발생이 우려된다.

3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21분쯤 경북 경산시 진량읍 한 논에서 80대 남성 A씨가 삼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병원에 옮겨진 당시 A씨의 체온은 42.1도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잇따른 온열질환 추정 사망 사고

올 들어 경북에서는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봉화군 화천리 논에서 80대 남성이 제초작업을 하던 중 사망했다. 이달 6일에는 영덕군 달산면 팔각산에서 등산을 하고 내려오던 40대 남성이 더위에 탈진해 쓰러진 뒤 숨졌다. 지난 28일 칠곡군 한 야산에서 쓰러져 숨진 1명도 온열질환 사망으로 추정된다.

경북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다음달 1일까지 한낮 기온이 31~36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돼 온열질환자 추가 발생이 예상된다.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30일 서울 동작구 기상청 모니터에 폭염 특보 발효 지역이 표시되고 있다. 빨간 색으로 표시된 곳은 폭염 경보, 노란 곳으로 표시된 곳은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지역이다. 연합뉴스

경북소방본부는 실외활동 자제와 충분한 수분 섭취 등 일상 속 예방 수칙을 지켜줄 것을 강조했다. 특히 올해 8월에는 ‘역대급 폭염’이 덮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서 “이 정도 더위를 경험한 게 처음인 것 같다”며 “기록으로 보면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해는 1994년과 2018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추세로 가면 올해도 8월에 이 기록이 깨질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8월 역대급 폭염 될 수도”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폭염구급대 운영 실적은 2022년 185건, 2023년 240건, 지난해에는 274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3년 사이 48%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출동 중 177건(64.6%)이 60세 이상 고령자 대상 출동으로,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올해 역시 무더위에 따른 현장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온열질환은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이 대표적이며 방치할 경우 의식 저하나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자, 만성질환자, 실외작업 종사자 등은 위험도가 높아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광주지역 최고기온이 36도로 예보된 29일 오전 광주 북구 옛 중흥2동 행정복지센터 철거현장에서 노동자들이 휴식시간을 이용해 물을 마시며 더위를 쫓고 있다. 뉴시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장은 “폭염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상의 재난으로,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생활 속 온열질환 예방법을 적극 실천하고 주변의 취약계층에도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정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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