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에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경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고령층이 폭염 속 논과 밭에서 일하는 경우가 잦아 위험성이 더 높다. 전문가들은 8월에 ‘역대급 폭염’이 덮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온열질환자 추가 발생이 우려된다.
3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21분쯤 경북 경산시 진량읍 한 논에서 80대 남성 A씨가 삼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병원에 옮겨진 당시 A씨의 체온은 42.1도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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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온열질환 추정 사망 사고
올 들어 경북에서는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봉화군 화천리 논에서 80대 남성이 제초작업을 하던 중 사망했다. 이달 6일에는 영덕군 달산면 팔각산에서 등산을 하고 내려오던 40대 남성이 더위에 탈진해 쓰러진 뒤 숨졌다. 지난 28일 칠곡군 한 야산에서 쓰러져 숨진 1명도 온열질환 사망으로 추정된다.
경북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다음달 1일까지 한낮 기온이 31~36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돼 온열질환자 추가 발생이 예상된다.
경북소방본부는 실외활동 자제와 충분한 수분 섭취 등 일상 속 예방 수칙을 지켜줄 것을 강조했다. 특히 올해 8월에는 ‘역대급 폭염’이 덮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서 “이 정도 더위를 경험한 게 처음인 것 같다”며 “기록으로 보면 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해는 1994년과 2018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추세로 가면 올해도 8월에 이 기록이 깨질 수 있을 거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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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역대급 폭염 될 수도”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폭염구급대 운영 실적은 2022년 185건, 2023년 240건, 지난해에는 274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3년 사이 48%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출동 중 177건(64.6%)이 60세 이상 고령자 대상 출동으로, 폭염에 취약한 고령층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올해 역시 무더위에 따른 현장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온열질환은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이 대표적이며 방치할 경우 의식 저하나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자, 만성질환자, 실외작업 종사자 등은 위험도가 높아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장은 “폭염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상의 재난으로,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생활 속 온열질환 예방법을 적극 실천하고 주변의 취약계층에도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