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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중앙아 출신 노동자 대거 추방 가능성"…작년 테러 여파

연합뉴스

2025.07.3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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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140여명 사망 러시아 테러에 중앙아 출신 연루
"러, 중앙아 출신 노동자 대거 추방 가능성"…작년 테러 여파
작년 3월 140여명 사망 러시아 테러에 중앙아 출신 연루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지난해 러시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테러 사건 여파로 러시아 내 중앙아시아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오는 9월 대거 추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키르기스스탄 매체인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는 지난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 이후 러시아 당국이 중앙아 이주 노동자 추방을 위한 일련의 조처를 해왔다며 31일 이같이 보도했다.
타지키스탄인들이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당시 테러로 140여명이 숨지고 550여명이 다쳤다. 범인들은 이슬람국가(IS) 아프가니스탄 지부 격인 이슬람국가-호라산주(ISIS-K) 소속으로, 폭탄을 터트리고 총기를 난사했다.
러시아 당국은 사건 후 불법체류 외국인 단속에 대한 새 규정을 도입, 지난 2월 시행에 들어가면서 불법체류자 명단을 계속 갱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 규정은 러시아 내 이주 노동자들을 겨냥하며, 이들 대부분이 중앙아시아 출신이다.
신문은 특히 러시아 당국이 국내 모든 외국인에게 9월 10일까지 체류 신고를 마치라고 요구하고 기한을 어기면 추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쿠바니치베크 보콘타예프 러시아 주재 키르기스스탄 대사는 러시아 내 많은 외국인이 기한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최근 말했다.
지난 20년간 중앙아 출신 이주 노동자 수백만명이 러시아에서 일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출신이다.
중앙아 출신 이주 노동자는 러시아에서 번 돈을 본국에 송금한다. 송금액은 타지키스탄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고,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각각 GDP의 24%, 14%를 점한다.
다만 러시아 당국의 단속 강화로 중앙아 이주 노동자들이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중앙아 이주 노동자 수천명이 실제로 대거 추방되면 이들이 본국에서 실직자 대열에 합류해 사회 불안이 촉발될 수도 있다.
러시아에서는 국내에 일정한 노동력이 필요하기에 대부분의 중앙아 이주 노동자들을 남겨둬야 한다는 여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주 노동자 추방 문제와 관련해 중앙아 국가들과 러시아 간 일종의 타협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주 노동자 정책이 진지하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대대적 추방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TCA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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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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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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