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자체 칩 설계 검토"…칩 생태계 재편 신호탄?(종합)
美 퀄컴은 실적 예상치 상회에도 시간외 주가 5% 하락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문관현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은 2분기(회계연도 3분기) 103억7천만 달러의 매출과 2.77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과 주당 순이익 모두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103억5천만 달러와 2.71달러를 살짝 웃돌았다.
퀄컴은 7∼9월 분기 예상 매출은 107억 달러, 주당 순이익은 2.85달러로 제시해 월가 예상치 매출 103억5천만 달러와 주당 순이익 2.83달러를 상회했다.
퀄컴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스냅드래곤 칩(프로세서 및 모뎀)을 판매하고 있으며, 애플에도 모뎀을 공급하고 있다.
퀄컴의 칩은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에도 탑재되고 있다. 기기 내 인공지능(AI)을 구동하는 '퍼스널 AI 전략'을 추진하는 퀄컴은 메타와 협업을 부각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는 레이밴 스마트 안경과 같은 제품이 이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아카시 팔키왈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오늘 퍼스널 AI와 초지능에 대한 비전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며 "우리는 그 비전을 실현하는 핵심 파트너"라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게시한 영상에서 "초지능 AI 개발이 이제 눈앞에 와 있다"며 "이 AI는 '개인 역량 강화'(personal empowerment)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아몬 CEO는 퀄컴이 삼성, 구글과 스마트 안경 개발도 진행 중이라며, 향후 공급 중단이 예상되는 애플을 제외한 칩 사업 성장률이 올해 약 15%에 달할 것이라고 처음 공개했다.
팔키왈라 CFO는 또 "앞으로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 부문이 애플 매출을 넘어서는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퀄컴은 데이터 센터용 AI 칩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인 가운데 한 대형 클라우드 기업과 AI 칩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몬 CEO는 2028 회계연도부터 관련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확장 초기 단계이지만, 여러 잠재 고객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현재 한 주요 클라우드 기업과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퀄컴은 약 10억 달러를 현금으로 배당하고 28억 달러를 들여 자사주 1천900만 주를 매입했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1.86% 내린 퀄컴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5% 이상 하락했다.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2분기 10억5천만 달러의 매출과 주당 0.35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주당 순이익은 월스트리트 예상과 같은 수준이었지만, 매출은 예상치 10억6천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Arm은 3분기 매출을 10억1천만∼11억1천만 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분석가들의 전망치 10억5천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Arm은 애플, 퀄컴 등의 칩 설계에 사용되는 아키텍처를 판매하는 반도체 기술 회사로, 전 세계 수십억 개 디바이스에 Arm 기반 칩이 사용되고 있다.
르네 하스 CEO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투자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며 자체 칩 설계를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Arm은 그동안 칩을 직접 만들지 않고 설계 도면을 판매해 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하스 CEO가 "완전한 최종 설루션"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연구개발(R&D) 지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Arm의 전략적 전환은 엔비디아와 같은 기존 고객사들과의 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칩 생태계를 뒤흔들 수 있다고 FT는 평가했다.
Arm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회장은 AI 붐 속에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Arm을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고 FT는 짚었다. 손 회장은 오픈AI, 오라클 등과 함께 5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도 추진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Arm 주가는 0.09% 하락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후에는 매출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8% 가까이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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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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