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가관이다. 이미 대표 경선에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장동혁 의원 등 탄핵 반대 진영 인사들이 강세를 나타내 인적 쇄신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논란의 인물들이 대거 나선 최고위원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과연 집권할 의지가 있는 정당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김소연 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구국의 결단’으로 칭송했던 인사다. 류여해씨는 과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시절 여러 번 돌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홍준표 대표와 충돌 끝에 당에서 제명당한 전력이 있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윤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2023년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무리하게 출마했다가 낙선하면서 국민의힘 몰락의 계기를 만든 장본인이다. 김재원 전 의원도 “4·3은 격이 낮은 기념일” 등의 발언으로 당원권 1년 정지의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김민수 전 대변인은 계엄군이 중앙선관위에 진입한 것을 두고 유튜브에서 “과천상륙작전”이라며 옹호했다가 물의를 빚고 대변인에서 물러났다.
이런 인사들이 당 지도부에 진입하는 건 끔찍한 퇴행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명태균씨가 김소연·류여해 후보를 지지하는 글까지 올렸다고 하니 실소가 절로 나온다.
지금 국민의힘 분위기를 보면 여전히 윤 전 대통령이 당을 장악하고 있는 듯하다. 장동혁 의원은 어제 전한길씨 등 보수 유튜버들과의 대담에서 “대표가 된다면 적절한 시점에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고 말했다. 여당이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몰아 해산시키겠다고 위협하는 마당에 윤 전 대통령을 만나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겠다는 건가.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기간 계속 윤 전 대통령에게 끌려다니다가 대패했다. 지금 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고 친윤계 핵심들이 줄줄이 특검의 표적이 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민심과 거꾸로 간다. 도대체 어디까지 몰락할 작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