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철회 약속' 美발표 부인하다 입장 번복
EU, '망 사용료 철회' 부인하다 이틀만에 "작년에 실행불가 결론"
'망 사용료 철회 약속' 美발표 부인하다 입장 번복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31일(현지시간) 빅테크 기업에 대한 '망 사용료'(Network fee)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토마 레니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대미 협상 조건인 '망 사용료 철회 약속' 관련 질의에 "작년 2월 발표한 디지털 인프라 백서를 토대로 평가한 결과 망 사용료는 실행할 수 있는 해법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건 (망 사용료) 면제가 미국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체적으로 망 사용료 검토 계획은 없던 일로 하기로 했고, 다른 대안을 검토 중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지난달 27일 타결된 EU-미국 무역합의 조건으로 EU가 '망 사용료 철회'를 약속했다고 발표했는데, 일정 부분 맞다고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집행위의 이런 입장은 불과 이틀 만에 바뀐 셈이 됐다.
집행위는 앞서 지난 29일 정례브리핑에서는 '미국에 약속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당시 집행위는 "(곧 발표될) 디지털네트워크법(DNA)은 하나의 법률안이 될 것이며 우리는 원하는 방식으로 법을 제정할 주권적 권리가 있다"며 "공정한 분담(fair share)에 관한 문제는 다가올 (DNA) 법률안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한 분담'은 EU가 망 사용료를 가리킬 때 사용하는 명칭이다.
미국과 EU가 무역합의 세부 내용을 두고 해석에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오락가락한 EU 설명이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망 사용료는 유럽 주요 통신사들이 수년간 EU 당국에 요구해온 제도다.
이들은 유럽 내 인터넷 트래픽의 대부분이 인터넷 콘텐츠 제공업자들, 즉 빅테크에 의해 사용되고 있으므로 망 사용료 징수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빅테크들은 이미 디지털 인프라에 투자하는 만큼 추가적인 비용을 내는 건 혁신을 저해하고 '망 중립성'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반박해왔다.
구글·메타·아마존 등을 대변하는 단체인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유럽지부의 대니얼 프리들랜더 소장은 EU 집행위가 망 사용료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확인한 것을 환영했다.
프리들랜더 소장은 다만 엠렉스에 "중재 매커니즘이나 분쟁 해소 제도도 그저 망 사용료를 재포장한 것에 불과하므로 영구적으로 논의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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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