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독일특사 "이재명 정부, 국민통합 관심 기울여야"
"당태종+링컨 리더십 필요…대통령에 아부 말고 일로 승부하라"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이석연 독일 특사단장은 1일(현지시간) "새 정부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신경써야 할 분야는 국민통합"이라며 "큰 틀에서 국민을 하나로 묶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보낸 특사단 단장으로 독일 베를린을 방문한 그는 연합뉴스와 만나 "독일 콘라드아데나워재단도 동서독 통합 과정에 큰 역할을 했다"며 "국민통합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민생경제 회복도, 남북관계 진전도 제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보수를 껴안고 개혁의 대의를 이룬 당나라 태종 이세민과 미국을 분열 위기에서 구한 에이브러햄 링컨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링컨은 반대파를 중용해 통합의 리더십을 보였다. 지금도 미국인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 된 이유"라고 말했다.
대선 때 이재명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그는 "실용주의는 아첨하는 말보다 결과와 성과로 판단하는 것"이라며 "과잉 충성의 언행은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대통령이 바라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여당 인사들에게 "아부가 지나치면 반대 세력에 빌미를 줄 수 있고 통합에도 지장이 된다"며 "대통령 눈치나 보고 과잉 충성하는 말이나 하지 말고 일로 승부하라"고 조언했다.
또 "건전한 상식에 입각해 국민 대다수의 뜻을 받들어 국정을 수행하고 대통령에게도 진언하는 게 직언"이라며 "현직에 있을 때 직언해야지 그만두고 나와서 불평하는 건 비겁한 행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헌법학자인 그는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국민의힘 정당해산 심판에 대해서도 "아직 성급하다. 내란범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단죄한 뒤에 얘기해야 한다"며 ""정치적 수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단장과 더불어민주당 권칠승·김영배 의원은 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독일 총리실과 대통령실, 독일상공회의소, 콘라드아데나워재단, 독일통합재단 등을 방문했다.
이 단장은 지난해 2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독일 방문 계획을 취소한 데 대해 독일 정부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독일 측에서 먼저 얘기해줘 고맙다고까지 했다. (독일 방문 취소를) 가슴에 묻어두고 있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또 한국이 과거 헌법을 비롯한 사법제도를 독일에서 들여왔다고 강조하며 "독일 고위 당국자들도 한국이 헌정질서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한 데 경의를 표하면서 민주주의 회복력에 감탄했다고 한다. 독일도 한국의 법치주의를 경이적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사단은 보도자료에서 "독일 정부 및 주요 기관 인사들과 면담을 통해 국제사회에 '민주 대한민국'이 돌아왔다는 점을 알리는 한편, 새 정부의 국정철학 및 대외정책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금번 대선 결과는 국민주권을 평화적으로 되찾고,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새로운 장을 우리 국민의 힘으로 열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새 정부는 실용주의 기조 하에 '세계질서 변화에 실용적으로 대처하는 글로벌 책임 강국'을 만든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대외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임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특사단은 비슷한 시기 출범한 두 나라 정부가 양국 관계의 새 장을 열기 위해 소통하자는 뜻을 담은 이 대통령의 친서를 귄터 자우터 총리실 외교안보보좌관에게 전달했다. 특사단은 또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구축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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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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