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8년 전 인연이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승우(27, 전북 현대)가 한국 땅에서 오랜만에 재회한 '라 마시아' 옛 동료와 후배들과 함께 추억을 남겼다.
이승우는 1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만세 바르셀로나! 내게는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아주 특별한 날이다!"라며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 2025 아시아 투어 에디션'에서 FC서울과 맞붙었다. 결과는 7-3 승리. 대승을 거둔 바르셀로나는 대구로 장소를 옮겨 오는 4일 대구FC를 상대한다.
이승우는 이번 경기를 보기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방문했다. 바르셀로나는 그가 어릴 적 몸담았던 친정팀이다. 이승우는 2011년 바르셀로나 유스에 입단해 스페인 무대에서 성장했고, 2017년까지 바르셀로나 유스팀인 라 마시아에서 활약했다.
[사진]OSEN DB.
이승우는 킥오프 전 다니 올모와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라 마시아에서 함께 뛰었던 둘은 활짝 웃는 얼굴로 서로의 손을 꽉 쥐며 오랜만의 재회를 축하했다.
스페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올모는 1998년생으로 이승우와 동갑내기 친구다. 그는 2007년 라 마시아에 입단했고, 2014년 크로아티아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로 떠났다. 이승우와는 3년 정도 한솥밥을 먹었던 것.
올모는 바르셀로나 밖에서 날개를 펼쳤다. 그는 독일 RB 라이프치히에서 맹활약하며 유럽에서 주목받는 재능으로 자리매김했고, 1년 전 5500만 유로(약 885억 원)의 이적료로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었다.
부상이 적지 않은 만큼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올모는 마침내 돌아온 바르셀로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지난 시즌 공식전 39경기에서 12골 6도움을 올렸다. 특히 작년 여름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6경기 3골 2도움을 터트리며 대회 득점왕에 등극, 스페인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사진]OSEN DB.
정말 오랜만에 옛 동료를 만난 이승우는 관중석에서 올모와 다른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그는 경기 후에는 올모뿐만 아니라 가비와 라민 야말 등 라 마시아 후배들, 하피냐, 페란 토레스와도 기념사진을 남겼다. 올모에게는 유니폼을 선물로 받기도 했다.
각각 2004년생, 2007년생인 가비와 야말은 현재 바르셀로나 핵심으로 뛰고 있지만, 나이를 따지면 이승우가 대선배다. 이승우는 가비와 짧게나마 함께 공을 차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해설위원으로 스페인과 일본의 경기를 중계하던 중 "꼬맹이 시절 가비는 내 눈도 못 마주쳤다. 바르셀로나는 살짝 '꼰대문화'가 있더라"라고 농담을 던진 바 있다.
다재다능한 미드필더인 가비도 바르셀로나의 역대급 재능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는 2022-2022시즌 1군 선수단에 콜업됐고, 데뷔 시즌부터 선배들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뛰면서 47경기를 소화했다. 만 17세 62일의 나이로 스페인 대표팀 최연소 데뷔 기록도 세운 가비. 그는 2023년 11월 십자인대와 반월판 파열로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기도 했지만, 다행히 지금은 회복한 상태다.
한편 이승우는 현재 K리그1 선두 전북에서 뛰고 있다. 바르셀로나 후베닐에서 성장하던 그는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이적을 제한하는 유소년 선수 조항을 위반한 탓에 2017년 헬라스 베로나로 떠났고, 신트트라위던과 포르티모넨스 SC를 거쳐 2022년 수원FC에 입단했다. 한국 무대를 밟은 이승우는 맹활약을 펼치며 지난해 전북으로 이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