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라울 아센시오(22, 레알 마드리드)가 결백을 주장했지만, 검찰의 생각은 달랐다. 그가 성범죄 혐의로 징역형 위기에 처했다.
'디 애슬레틱'은 2일(한국시간) "스페인 검찰이 아센시오에게 미성년자와 관련된 성관계 영상 유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스페인 검찰청은 요약문에서 전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선수 두 명이 미성년자 한 명, 다른 여성 한 명과 합의에 따라 성관계를 가졌고, 동의 없이 영상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아센시오는 성관계를 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영상을 요구하여 다른 친구에게 보여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스페인 형법 77조에 따라 사생활 침해죄에 해당한다"라고 전했다.
사건은 지난 2023년 6월 스페인 그란카나리아 남부 아마도레스 해변의 한 클럽에서 발생했다. 아센시오를 포함해 당시 20~21세였던 4명의 축구선수들이 3명의 여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팀 출신 동료 후안 로드리게스, 페란 루이스, 안드레스 가르시아로 밝혀졌다.
도중에 한 여성이 자신을 16세라고 밝혔음에도 아센시오를 제외한 다른 3명의 선수들이 16세 여성을 포함한 두 여성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 문제는 동의 없이 몰래 촬영하는 범죄까지 저질렀다는 것.
[사진]OSEN DB.
이때 아센시오는 다른 공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페인 검찰에 따르면 그 역시 친구들에게 불법 촬영된 영상을 보내달라고 요구했으며 해당 영상을 다른 이들에게까지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기에 사실로 드러날 시 유죄를 피할 수 없다.
아센시오는 사건 초기엔 참고인으로 소환됐으나, 조사 과정에서 혐의 대상자로 전환되며 수사 대상에 올랐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카스티야 소속 선수 1명과 레알 마드리드 C팀 선수 3명이 민경의 조사에 응했고, 구체적인 사실을 파악한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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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아센시오는 공소기각을 요청했지만, 스페인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그는 성명문을 발표해 "난 어떤 여성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어떠한 행동에도 참여한 적이 없다. 미성년자의 성적 자유는 더더욱 그렇다"라며 무죄 추정의 원칙을 존중해 달라고 밝혔다. 아울러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그러한 이미지나 비디오는 내가 없던 장소에서 촬영됐다. 내가 일부 이미지를 일시적으로 봤다는 내용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검찰 기소를 직면한 아센시오. 디 애슬레틱은 "피해자들은 사건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검찰은 아센시오에게 피해자 두 명에게 각각 5000 유로(약 800만 원)씩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그를 제외한 다른 남성 3명에게도 징역형이 구형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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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센시오는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 센터백이다. 2003년생인 그는 지난해 11월 1군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눈도장을 찍었다. 에데르 밀리탕과 다니 카르바할의 장기 부상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총 41경기를 소화했다.
아센시오는 지난 3월 스페인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순식간에 대형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와도 2031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며 미래를 약속했다. 연봉이 대폭 인상됐을 뿐만 아니라 10억 유로(약 1조 6100억 원)에 달하는 바이아웃 조항도 생겼다. 최근엔 공식적으로 1군 스쿼드에 합류하며 등번호 17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축구장 밖에서 성범죄 논란에 휩싸이며 미래가 불투명해진 아센시오다. 만약 그는 법원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는다면 커리어에 큰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 다만 집행유예로 끝난다면 레알 마드리드 선배 카림 벤제마의 사례처럼 출전엔 문제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
아센시오는 지난 시즌 도중에도 성범죄 혐의로 인해 모욕적인 조롱을 받곤 했다. 그럼에도 당시 팀을 이끌었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그를 보호하기 위해 출전시키지 않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겠다고 옹호했다. 아센시오와 함께 기소된 다른 선수들은 모두 지난여름 레알 마드리르를 떠난 상태다. 루이스는 지로나로 이적했고, 나머지 둘은 스페인 3부리그에서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