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지형준 기자] SSG 랜더스의 ‘캡틴’ 김광현이 에이스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김광현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 102구의 투구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7승(7패)째를 거두며, 팀의 시즌 첫 5연승에 중심이 됐다.
경기 초반은 순탄치 않았다. 1회부터 정수빈에게 볼넷, 이유찬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무사 1,3루 위기를 자초했고, 양의지에게 선취점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OSEN=잠실, 지형준 기자]
2회엔 이례적인 장면이 나왔다. 1사 1루 상황, 김광현은 포수 이지영을 마운드에 불러 함께 주저앉아 대화를 나눴고, 이내 구심과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투수와 포수가 나란히 주저앉은 장면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광현은 경기 후 “투정을 좀 부렸다”며 웃어 보였다.
3회에 추가 실점하긴 했지만, 5회 정준재와 최정의 적시타로 3-2 역전에 성공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이어진 5회말 1사 1,2루 위기에서 양의지를 병살타로 돌려세운 김광현은 마운드 위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꾼 장면이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선 김광현은 박준순을 삼진, 김기연을 좌익수 플라이, 김인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삼진을 잡은 그는 솟구치듯 뛰어올라 더그아웃으로 향했고, 고함을 내지르며 에이스로서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OSEN=잠실, 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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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마운드에서 버텨낸 뒤, 타선은 화답했다. 7회에는 하재훈이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8회 김성현이 적시타를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광현은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잘 버텼다.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줘서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2회 이지영과의 대화에 대해 “(이)지영이 형이 잘 받아준 덕분에 잘 막을 수 있었다. 밸런스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줬고, 덕분에 밸런스를 잘 잡아서 6회까지 잘 버텼다. 아무래도 밸런스가 안 좋다 보니 발이 계속 미끄러졌다. 그리고 ABS도 홈경기를 할 때와 조금 다른 기분이어서 그런 점들이 투구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시즌 첫 5연승을 이끈 김광현은 팀의 상승세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팀 분위기는 아주 좋다. 우리 팀은 지금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며 주장으로서 강한 책임감과 의지를 드러냈다./[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