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지난 1년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헬싱키에서 사망 교통사고는 지난해 7월 초가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유럽연합(EU) 전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전년보다 3% 줄어드는 등 감소세이기는 하지만, 대도시에서 연간 사망 교통사고가 전무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헬싱키 인구는 69만명이며, 헬싱키로 통근하는 수도권 인구까지 합치면 150만명이다. 인구 370만명의 독일 베를린은 지난해 55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120만명의 벨기에 브뤼셀은 지난 12개월간 9명이 숨졌다. 960만명의 서울은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212명이다.
헬싱키시 도로교통 공학자 로니 우트리아이넨은 핀란드 언론에 "많은 요인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속도 제한"이라고 설명했다.
헬싱키시 당국은 2019년 보행자와 자전거 탑승자 사망 0명 기록을 세운 이후 '기적'을 재현하겠다며 교통 안전 정책에 박차를 가했다.
2021년에는 자동차 속도 제한을 시속 40㎞에서 30㎞로 낮추면 보행자 사망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통계를 근거 삼아 도심과 주거지역 대부분에서 시속 30㎞로 속도를 제한했다.
과속 카메라 수를 대폭 늘리는 등 단속도 강화했다.
도시 계획에도 교통사고 줄이기를 염두에 뒀다. 도시 곳곳에서 도로 폭을 좁히고 나무를 더 많이 심었다. 운전자가 불편할수록 운전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는 판단에서다.
보행과 자전거 인프라에도 투자했다. 헬싱키의 자전거 도로는 1천500㎞에 달한다. 대중교통망도 강화했다.
우트리아이넨은 "(이런 변화로)자동차 사용이 줄면서 큰 사고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2003년 727명이었던 교통사고 부상자 수도 2023년 14명으로 급감했다.
헬싱키의 성공 사례는 EU 집행위원회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2018년 EU는 2030년까지 도로 교통사고 사상자 수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올해 초 EU 집행위는 대부분 회원국이 목표 달성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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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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