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스스로 이별을 알렸다. 북런던에서 10년을 보낸 그는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말과 함께 새로운 항해를 선언했다.
토트넘은 2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채널을 통해 “손흥민이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함께한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구단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클럽은 “손흥민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지난 5월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으로 10주년을 스스로 빛냈다고 헌정 메시지를 남겼다.
손흥민은 한국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준비한 말을 꺼냈다. 그는 “말씀드릴 게 있다”며 잠시 말을 멈춘 뒤 “쉽지 않았지만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선택이었다. 내일 경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담담히 밝혔다. 새 행선지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새로운 환경에서 동기부여를 얻고 싶다”고 설명했다.
프랭크 감독도 존경을 표했다. “함께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손흥민의 태도는 모범 그 자체였다. 선수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배울 점이 많다. 팀과 선수의 결정을 존중한다. 수많은 기록과 트로피로 구단에 큰 유산을 남겼다".
손흥민은 2015년 여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클럽의 상징으로 우뚝 섰다. 수백 경기 출전과 클럽 역대 득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2019년 번리전 환상 골로 FIFA 푸스카스상을 받았다. 2021-2022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골든 부트)을 차지하며 아시아 선수의 새 역사를 썼다. 지난 시즌엔 주장으로 UEL 정상에 서며 클럽의 메이저 트로피 컬렉션을 넓혔다.
이별 통보는 동료들에게도 무겁게 다가왔다. 손흥민은 “오랫동안 함께한 몇몇 동료에게만 먼저 알렸다. 실망스러워했지만 내 결정을 존중해줬다.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보낸 이들과의 작별은 언제나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결정을 내리기까지 쉽지 않은 며칠과 몇 주를 보냈다. 그래도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만큼은 팬들께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 시대의 토트넘을 이끌었던 손흥민의 다음 행선지는 아직 미정이다. 다만 그가 남긴 궤적은 이미 한 클럽의 전설을 넘어 프리미어리그의 역사 속 기록으로 남게 됐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