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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과 달리 남아 있었던 선수” 손흥민, 토트넘 10년의 역사..."토트넘서 트로피를 들었다"

OSEN

2025.08.0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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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북런던에 남아 있었던 마지막 레전드, 이제 진짜 작별할 시간이다.”

2일 오전 서울 IF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전을 앞두고 나선 손흥민은 떨리는 목소리로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축구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말 속엔 10년을 한결같이 헌신해온 선수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구단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는 그의 발표는 예고된 충격이었다. 이미 MLS LAFC와의 협상이 막바지라는 현지 보도가 이어졌고, 손흥민 본인도 “어디로 간다는 얘기를 하려 온 건 아니다”라고 하면서 토트넘을 떠나서 이적한다는 것은 사실상 인정했다.

유력 행선지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사우디 자본의 유혹이 있었지만, 손흥민은 새 자극을 찾아 미국행을 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이 울림을 준 건, 단지 그의 다음 행선지가 아니라 ‘그가 어떤 선수였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 때문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173골 101도움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333경기에서 127골 27도움, 통산 득점 16위에 올라 있는 그는 EPL 100골 클럽에 이름을 올린 몇 안 되는 아시아 선수이자, 토트넘 역사상 케인 다음으로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다.

무엇보다도, 손흥민은 ‘남아 있었던 선수’였다. 해리 케인이 떠난 이후에도 북런던을 지켰고,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기적 같은 순간까지 함께 했다. 케인이 만들었던 수많은 골 장면엔 손흥민의 도움이 있었다. 둘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다 합작골 기록(47골)을 세우며 시대를 대표하는 듀오로 군림했다. 2020-2021시즌에는 서로에게 14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단일 시즌 최다 골 합작 기록도 남겼다.

‘스카이스포츠’도 손흥민의 작별을 두고 “하나의 시대가 끝났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북런던에 남아 있었던 선수, 손흥민은 단순한 이적생이 아니라 팀의 상징이었다. 그의 플레이는 한 편의 예술이었고, 팬들과의 관계는 그 이상의 가치였다”고 전했다.

수치만이 아니다. 손흥민은 한 번도 거만하지 않았고, 항상 팀을 위해 뛰었으며, 팬들과 소통하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심지어 라이벌 팬들조차 그의 헌신과 인성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모범이었던 진정한 ‘프리미어리그 전체의 레전드’였다.

이제 손흥민은 “소년에서 남자가 되어 떠난다”고 말한다. 북런던을 집처럼 여겼던 그의 마지막 인사에 팬들은 기립 박수로 화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손흥민의 작별은 슬프지만, 아름답다. 떠나는 그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고맙다, 그리고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말뿐이다.

이제 진짜로, 손흥민의 시대는 막을 내린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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