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이란 핵협상 국면 '인질외교'…미 이중국적자 최소 4명 억류

연합뉴스

2025.08.02 16:2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사업가·자선활동가·언론인 등…2명은 '12일 전쟁' 후 구금 "미·이스라엘 공작원 단속 일환"…긴장 고조될 듯
이란 핵협상 국면 '인질외교'…미 이중국적자 최소 4명 억류
사업가·자선활동가·언론인 등…2명은 '12일 전쟁' 후 구금
"미·이스라엘 공작원 단속 일환"…긴장 고조될 듯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란이 이란계 미국인 최소 4명을 억류 중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십년간 외국인과 이중국적자를 억류해 포로 교환, 동결 자금 반환 등의 수단으로 활동하는 '인질 외교'를 구사해왔던 이란이 지난 6월 '12일 전쟁' 이후 다시 한번 미국인을 표적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남성 2명, 여성 2명 등 최소 4명의 이란계 미국인이 이란에 구금 중이다.
미국에 거주해왔던 이들 4명은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이란을 방문했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3명은 감옥에 수감 중이며 1명은 출국이 금지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2명은 작년에 구금됐으며, 나머지 2명은 6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직후 보안요원들에게 체포됐다고 인권활동가통신(HRANA) 등 단체들은 전했다.
억류된 이들을 보면 뉴욕 출신의 70세 유대인 남성이 있다. 보석 사업을 하는 그는 이란에서 이스라엘 여행과 관련해 심문받고 있다고 그의 지인 등은 전했다.
다른 한명은 캘리포니아 출신 여성으로, 이란 내 악명높은 에빈 교도소에 수감됐지만 이스라엘의 교도소 공습 이후 행방이 불분명한 상태다.
또다른 여성은 작년 12일 처음 수감돼 출국이 금지됐다. 지금은 풀려났지만 이란과 미국 여권 모두 당국에 압수됐다.
이 여성은 미국 기술회사에서 일하며 이란의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6월 전쟁' 이후 그를 중범죄인 간첩 혐의로 기소했다.
언론인도 있다. 미 국무부 산하 라디오 자유 유럽(RFE) 소속 페르시아어 뉴스 매체 '라디오 파르다'의 전 직원도 이란에 수감 중이다.
그는 작년 10월 이란에 가족들을 만나러 갔다가 체포됐으며, '적대적 정부와 협력'했다는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익명의 이란 고위 당국자 2명은 이란이 뉴욕 남성과 캘리포니아 여성 등 미국인 2명을 구금했다고 확인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들은 이번 구금이 이스라엘, 미국과 연계된 공작원 조직망을 찾아내기 위한 광범위한 단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WSJ은 이번 억류는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 이후 이미 고조된 미·이란 간 정치적 긴장을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국장은 "이란과 테헤란 정부가 이미 핵 외교 문제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외국인 체포는 중요한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6월 공습 이후 미·이란 간 핵협상은 재개되지 않았지만,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가 문자 메시지로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다른 나라의 부당한 미국인 억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들의 석방이 정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혀왔다.
국무부는 이란에서 미국인이 구금됐다는 보고를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연숙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