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의 미국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는 이제 10년 만에 북런던을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엔젤레스(LA)FC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3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손흥민은 MLS LAFC의 새로운 스타 선수가 된다. 그는 미국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개인 조건에 대한 합의를 마쳤고,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나겠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LAFC는 정말 곧 그의 영입을 마무리하기 위한 최종 단계에 돌입했다. 북런던에서 LA로 향한다"라며 이적이 확정됐을 때 외치는 'Here we go!'가 곧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프리시즌 친선경기가 손흥민의 고별전이 될 전망이다. '디 애슬레틱'은 "토트넘과 LAFC는 최근 24시간 동안 이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캐슬전은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는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기브 미 스포츠' 역시 "LAFC는 한국에 대표단을 파견했다. 손흥민은 뉴캐슬과 경기에 마지막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그는 계약상 의무적으로 출전해야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손흥민과 LAFC의 계약은 3일 이후 신속하게 체결될 수 있다"라고 짚었다.
[사진]OSEN DB.
손흥민은 올여름 10년 만에 토트넘과 작별한다. 현재 한국 투어 중인 그는 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감사하게도 클럽도 이 결정을 도와주고 있다"라며 "내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정말 놀라운 추억들을 쌓았다. 결정을 내리기 너무나 어려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난 스스로를 밀어붙이기 위해 새로운 환경에서 동기부여를 얻고 싶다. 약간의 변화가 필요하다. 10년은 긴 시간이다. 처음 토트넘에 왔을 땐 영어도 잘 못하던 23살 소년이었다. 이제 남자가 되어 떠난다"라며 "많은 사랑을 주신 토트넘 팬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작별에도 시기가 중요하며, 지금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그를 받아들이고 존중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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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이적을 결심한 손흥민이다. 그는 이번 여름 초에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토트넘 선수 중 유일하게 새로 부임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면담에서 새로둔 도전을 원한다는 뜻을 직접 전달했다.
손흥민은 이번 기자회견 전날까지도 오랜 동료인 벤 데이비스와 주장단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동료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 그런 만큼 감정이 더욱 북받친 모습이었다. 디 애슬레틱은 "손흥민은 눈물을 쏟을 것처럼 보였다. 그는 손으로 얼굴을 가린 뒤 감정을 다잡았다. 그러다가도 토트넘에서 '아름다운 10년'을 회상할 때는 밝게 웃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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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에 길이 남을 레전드다. 그는 2015년부터 토트넘을 쭉 지켜오면서 프리미어리그 333경기 127골 77도움, 통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터트렸다. 이는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 5위에 해당하는 기록.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손흥민은 그저 토트넘의 레전드일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레전드이기도 하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 퍼즐인 우승 트로피도 손에 넣었다. 손흥민은 지난 5월 토트넘이 UEL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1-0으로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 덕분에 토트넘은 17년 만에 무관을 벗어났고, 손흥민도 커리어 첫 우승을 만끽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토트넘 구단도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의 역대 최고 수준 선수 중 한 명인 손흥민은 지난 5월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클럽 입단 10주년을 기념했다.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올라있는 그는 우리 역사상 450경기 이상 출전한 4번째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토트넘은 "손흥민은 2019년 번리전 골로 푸스카스상을 받았고,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23골로 골든 부트를 차지했다. 이제 팀을 다시 챔피언스리그로 이끈 그는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손에 넣은 단 13명의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헌사를 바쳤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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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토트넘에서 추억을 뒤로 한 채 미국으로 떠나는 손흥민. 구체적인 조건도 공개됐다. 기브 미 스포츠는 "LAFC가 손흥민 이적을 두고 토트넘과 2000만 달러(약 278억 원) 규모의 진전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토트넘 주장 손흥민과 개인 협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손흥민은 이미 LAFC에 합류 의사를 전달했다"라고 보도했다.
기브 미 스포츠에 따르면 토트넘도 손흥민을 위해 돈 욕심을 버렸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몸값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에 4000만 달러(약 556억 원)를 요구했다. LAFC와 협상에서도 2700만 달러(약 375억 원)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을 향한 마지막 예우로 2000만 달러 정도에서 합의점을 찾을 전망이다.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적을 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AFC는 최종 이적료가 2000만 달러에 가까울 것이라고 낙관 중"이라며 "손흥민은 사우디의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축구 프로젝트 때문에 LAFC를 우선시하고 있다. LA의 활발한 한인 커뮤니티 역시 손흥민의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MLS에서도 '탑급 대우'를 받게 된다. 기브 미 스포츠는 "손흥민은 MLS에서 최고 수준 연봉을 받는 선수 중 한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MLS에서 세 번째로 높은 임금을 받는 세르히오 부스케츠(인터 마이애미)의 870만 달러(약 121억 원)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