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비수' 이태석(23)이 커리어 최초로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그가 오스트리아 명문 구단 아우스트리아 빈에 공식 입단했다.
아우스트리아 빈은 2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태석을 영입했다. 만 23세 한국 국가대표 이태석은 코리아컵 우승팀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빈의 인기 클럽으로 이적하며 2029년 여름까지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제 등번호 17번을 달고 오스트리아 무대를 누비게 될 이태석. 그는 "이렇게 훌륭한 역사를 가진 클럽의 일원이 되어 매우 기쁘고, 설렌다. 아우스트리아 빈에는 훌륭한 팬들이 많다고 들었다. 그들을 만나길 정말 기다리고 있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태석은 "이곳에서 내 목표는 한 사람으로서나 선수로서 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팀과 함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라며 "함께 성공을 축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곳에서 제게 주어진 기회에 감사드린다. 포르자 비올라(Forza Viola)!"라고 외쳤다.
[사진]OSEN DB.
아우스트리아 빈 구단은 "지난 7월 28일에 막 23살이 된 이태석은 2015년부터 FC 서울 아카데미에서 뛰었고, 2021년에 1군으로 도약했다. 그는 2021년 4월 7일 한국 K리그에 데뷔했고, 2024년 여름 포항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총 리그 89경기에 출전했다"라고 이태석을 소개했다.
또한 "이태석은 2024년 11월 포항과 함께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포항이 울산 HD를 상대로 3-1 승리한 대회 결승전에서 120분 이상을 뛰며 힘을 보탰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선 왼쪽 윙어로 7경기를 뛰기도 했다"라며 "이태석은 14살의 나이에 한국 연령별 대표팀에서 처음 뛰었다. 그는 2019년 브라질 U-17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했고, 지난해 11월엔 쿠웨이트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지금까지 A매치 7경기를 뛰었고, 6번 선발 출전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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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을용의 이름도 언급됐다. 이태석에게 '날카로운 왼발 킥' 유전자를 물려준 이을용은 과거 튀르키예 트라브존스포르에서 활약한 바 있다. 그리고 이태석도 K리그1 통산 123경기 2골 8도움을 끝으로 오스트리아 무대로 넘어가면서 '부자(父子) 국가대표'에 이어 '부자 유럽파' 기록을 쓰게 됐다.
아우스트리아 빈은 "이태석의 아버지인 이을용은 성공적인 축구선수이자 국가대표 선수였다. 게다가 그는 2024년 11월부터 경남 FC에서 이강희를 지도했다. 이는 이태석과 이강희가 서로 아는 이유다. 둘은 대한민국 U-23 대표팀에서 5경기에 함께 출전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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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희는 이태석보다 한 달 빠르게 아우스트리아 빈 유니폼을 입은 또 다른 한국 선수다. 미드필더와 수비수로 뛰는 이강희는 지난 6월 말 K리그2 경남FC를 떠나 아우스트리아 빈에 입단했다.
아직 시즌이 개막하지도 않았지만, 이강희는 친선경기부터 좋은 활약을 펼치며 아우스트리아 빈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열린 FC 스페리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예선 2라운드 1차전에선 스리백의 한 축을 맡아 뜨거운 박수를 받았고, 2차전에서도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팀의 합계 7-0 대승에 힘을 보탯다.
앞서 오스트리아 '호이트 스포르트'는 "이태석은 신입생 이강희와 같은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있다. 이강희는 단 몇 주 만에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됐다"라고 전했다. 이제 이강희와 한솥밥을 먹게 된 이태석은 "이강희와 함께 뛰게 돼 기쁘다. 아버지에게 그에 대해 많이 들었고, 대표팀에서 함께 뛰어봤기 때문에 훌륭한 선수라는 걸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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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스트리아 빈은 이태석을 주전급 자원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있는 왼쪽 수비 자원은 2000년생 하킴 게누슈와 2005년생 유망주 마테오 슈아블라스가 전부다. 호이트 스포르트는 "뎁스가 부족한 아우스트리아 빈은 한국에서 다시 한번 그들이 찾던 선수를 찾았다. 이태석은 좌우 풀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기에 오른쪽 수비 백업으로도 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누엘 오르틀레흐너 스포츠 디렉터도 "현재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이태석 선수를 영입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그는 경기에 대한 깊은 이해, 뛰어난 돌파력, 강력한 왼발, 그리고 왼쪽 윙백 포지션에 대한 뛰어난 적응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이태석을 환영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이태석이 축구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도 훌륭한 사람이라고 무조건 확신한다. 함께 화상 통화를 하면서 그가 건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실제로 만났을 때도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우스트리아 빈은 1911년 창단한 뒤 오스트리아 1부 분데스리가에서 24번이나 우승한 전통의 강호다. 이는 라피트 빈(32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우승 기록이다. 지난 시즌엔 리그 3위를 차지하면서 다가오는 시즌 UECL 본선 진출권을 두고 예선전을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