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검찰과 경찰로부터 웰바이오텍 관련 수사 자료를 모두 이첩받은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 관련 주가조작 의혹 수사가 삼부토건에서 웰바이오텍으로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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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시즌2 수사 본격화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최근 강남경찰서로부터 웰바이오텍의 전 경영진(구세현 전 대표)의 배임 혐의와 관련한 수사자료를 이첩받았다. 서울남부지검에서도 관련 사건을 넘겨받으면서 특검팀의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웰바이오텍은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개하면서 2023년 5~7월 주가가 급등했다. 삼부토건과 같은 시기에 같은 방식으로 주가를 띄웠다는 의혹을 받는다.
2023년 4월 말 1300원대였던 웰바이오텍 주가는 같은 해 7월 최고 5200원까지 오르면서 최대 3배까지 상승했다. 특검팀이 주목하는 건 주가 상승 전후로 웰바이오텍이 전환사채(CB)를 대규모로 매각했다는 점이다. 2023년 4월(30억원), 6월(10억원), 7월(150억원) 총 190억원에 달한다. 전환사채는 거래가 이뤄지는 회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로, 사실상 주식과 같은 가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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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보다 이익 규모 크다
그러나 웰바이오텍이 매각한 전환사채는 모두 1000원대에 거래됐다. 주식시장에서 5200원까지 거래가 이뤄지던 시기에 1000원대에 주식을 샀다면 즉각 3배가량의 이익을 얻게 된다. 실제 웰바이오텍의 공시를 보면 이 기간 매각한 전환사채 가격과 시장에서 거래된 주식 가격의 차이는 390억원에 달했다. 전환사채를 통해 39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특검팀이 특정한 삼부토건 주가조작 부당이득 규모(369억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당시 전환사채 매각을 중개한 건 와이즈퍼시픽홀딩스라는 페이퍼컴퍼니다. 특검팀은 와이즈퍼시픽홀딩스의 소유주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을 의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7일 이후 18일째(3일 기준) 도주 중이다. 이 부회장은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의 삼부토건 인수를 중개한 인물로 삼부토건‧웰바이오텍 등 주가조작의 설계자로도 꼽힌다. 이 부회장은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으로부터 회사 중개 대가로 5억원을 받았는데 이때 입금받은 계좌가 와이즈퍼시픽홀딩스 법인 계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웰바이오텍 전담 수사팀을 꾸린 데 이어 수사기관으로부터 관련 사건을 모두 넘겨받은 특검팀 수사는 부당이득이 누구에게 흘러갔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웰바이오텍 전환사채를 매입해 주식으로 되파는 방식으로 4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번 게 이 부회장인지, 아니면 또 다른 세력인지를 규명하는 게 과제다. 이 과정에서도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가 작용한 만큼 김건희 여사나 지난 정부와의 관련성이 있는지도 수사가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