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33)이 마침내 토트넘 유니폼을 벗는다. 무려 10년 동안 한 클럽에서 굳건히 중심을 지켜온 그는 스스로 이별을 선언하며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손흥민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기자회견장에서 뜻깊은 고별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미 꽤 오래전부터 결정을 내렸다. 축구 인생에서 가장 쉽지 않은 순간이었다”며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지금이 변화의 적기라는 확신이 들었다. 새로운 도전과 동기부여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별은 단순한 이적을 넘어 토트넘의 한 시대가 막을 내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그의 결정 직후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은 리그 역사상 아시아 선수 중 최다 출장, 최다 골, 최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라며 “지난 10년 동안 손흥민보다 더 많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나선 선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이룰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성취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이달의 선수상 4회, FIFA 푸스카스상, 리그 최고의 골로 꼽힌 번리전 득점 등 수많은 업적을 쌓았고 유로파리그 결승에선 결승골의 시발점이 되는 도움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손흥민은 그 경기 직후 “이 순간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며 이미 작별을 암시했었다.
영국 주요 언론도 손흥민의 결정에 깊은 반응을 보였다. BBC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무대 위 록스타처럼 빛났다. 10년 동안 팀의 중심에서 트로피와 개인상으로 가득한 시간을 보냈다”고 평했다.
스카이스포츠 역시 “손흥민은 데뷔 이후 리버풀의 살라를 제외하면 같은 기간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라며 “기량은 물론 인성까지 갖춘 선수였기에 상대 팬들조차 그를 존경했다”고 전했다.
또한 “케인이 최다 득점자로 기억된다면 손흥민은 토트넘의 얼굴이자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며 그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그는 통산 450경기 이상을 뛰며 득점과 도움 포함 454개의 공격 포인트를 적립했다.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이룬 이 업적은 아시아 선수가 세운 벽을 넘어, 구단 역사에서도 전무후무한 유산으로 남게 됐다.
손흥민은 아직 다음 행선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럽 주요 리그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MLS 구단들까지 그를 향한 관심을 드러낸 상황이다.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그가 펼쳐나갈 다음 챕터는 전 세계 축구팬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 분명하다.
10년의 시간 동안 한결같이 팀에 헌신하며 묵묵히 토트넘을 지탱해 온 손흥민. 그의 퇴장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동시에 또 다른 전설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