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 고별전의 전반부를 마쳤다. 전반전 45분 동안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토트넘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방한경기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잉글랜드)의 프리시즌 친선경기 전반전을 1-1로 비긴 채 마쳤다. 전반 3분 브레넌 존슨이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왼발 슈팅 선제골을 터뜨렸다. 주장 완장을 차고 주 포지션인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활발하게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다.
그는 전반 31분 후방에서 넘어온 패스를 잡았지만, 뉴캐슬 키어런 트리피어가 반칙을 범하며 막아섰다. 전반 35분엔 손흥민이 수비수를 앞에 두고 슈팅했지만 막혔다. 뉴캐슬은 전반 37분 공격수 하비 반스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뛰는 사실상 마지막 경기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10시즌을 활약한 손흥민은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토트넘은 유럽으로 돌아가 8일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친선경기를 치르지만, 손흥민은 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토마스 프랑크 토트넘 감독도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한국팬들 앞에서 고별전을 치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고별전을 치르는 손흥민을 위해 동료 선수와 팬들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이날 태극문양에서 영감 받은 특별한 디자인의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킥오프에 앞서 시축자로 나선 손흥민의 절친이자 배우인 박서준은 손흥민에게 패스하며 "토트넘에서 보낸 기전 여정 덕분에 (우리가) 밤잠을 설치면서도 감사하고 즐거웠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직후 존슨은 선제골을 터뜨린 뒤 두 손을 카메라처럼 만들어 사진 찍는 포즈를 취하는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한 것이다. 전반 7분엔 손흥민의 응원가인 '나이스 원 소니'의 트럼펫 연주가 흘러나왔다. 손흥민의 등번호인 '7'과 같은 시간에 진행한 이벤트다. 팬들도 '멋진 골을 넣은 손흥민에게 한 골을 더 부탁한다'는 내용의 가사를 합창했다.
손흥민은 마지막까지 주장의 품격을 보였다. 경기 막판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자, 손흥민이 나서서 뜯어 말렸다. 손흥민이 나서자 양 팀 선수들은 물러섰다. 관중석은 경기 시작 전부터 빈 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팬들은 손흥민이 공을 잡거나 전광판에 모습이 나타날 때마다 뜨거운 함성을 질렀다. 손흥민은 밝은 얼굴로 박수 치며 화답했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씨는 관중석에서 이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한국 축구대표팀 동료 미드필더 이강인(파리생제르맹)도 경기장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