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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틀어막고 펑펑 운 손흥민…차기 행선지엔 "좋은 정보 드렸다"

중앙일보

2025.08.03 07:17 2025.08.0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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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선수들이 손흥민을 헹가래 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아직 결정된 게 없기 때문에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보다 조금 기다려주시면 좋을 것 같다. 제가 어제 좋은 정보를 드렸으니, 기자분들도 한발 양보해주셨으면 좋겠다.”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과 프리시즌 경기를 통해 토트넘 고별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웃으며 말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다음 행선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신 “(내년 북중미월드컵이) 제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기에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힌트를 줬다. 월드컵 개최국인 미국의 프로축구팀 로스앤젤레스FC(LAFC)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뉴캐슬전에 주장완장을 차고 선발출전해 65분간 뛴 손흥민은 벤치에서 손으로 입을 틀어 막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전광판에 잡혔다. 손흥민은 “여러 감정이 북받쳤다. 처음에는 정말 안 울 줄 알았는데, 오랜 시간을 보낸 팀을 떠나보내려 하니 마음이 쉽지 않았다. 선수들 의 한마디 한마디를 들으며 눈물이 났다”며 “너무나 행복한 경기였고, 동료와 팬, 상대 선수 덕분에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기분이 너무 좋아 잠을 못 잘 것 같다”고 말했다.

토트넘을 떠나는 걸 가장 슬퍼한 선수를 묻자 손흥민은 “정말 우는 걸 못 본 선수가 제 제일 친한 친구 벤 데이비스다. 자꾸 자기 옆으로 오지 말라고 하더라. 그 친구 눈을 보니 빨갛고 눈물이 글썽글썽하더라”며 “많이 고마운 감정이 들었다. 전 데이비스 선수 아들의 대부다. 더 자랑스러운 대부가 되어야 하니, 축구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토트넘 고별전을 치른 손흥민(가운데). 우상조 기자

동료들을 비롯해 양민혁(토트넘), 박승수(뉴캐슬)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자 손흥민은 “내 입으로 말하기 창피할 정도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 제가 토트넘에 10년간 있으면서 그래도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조금은 영감이 됐구나’ 생각이 들어 행복했다. (양)민혁 선수나 (박)승수 선수에게 특별한 말은 안 했지만, 많은 팬들이 보고 있는 만큼 더 잘하는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양)민혁 선수는 많이 친해져서 내게 농담도 한다. 14살 차이 나는 친구가 그러니 적응이 안된다(웃음). 그래도 너무나 보기 좋다. 어린 친구들이 열심히 하는데 저도 새로운 환경에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많은 팬들은 “손흥민 때문에 10년간 행복했고, 어떤 선택을 해도 응원하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너무 감사하다. 전 도대체 어떤 복을 받아서 이런 선수로 성장했고 사랑 받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는지 모르겠다. 팬 분들 덕분에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고생했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고 했다. 이어 “아직 축구인생이 끝난 게 아니다. 계속해서 즐거움을 드리려 할 거고, 축구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더 즐겁고 행복한 모습으로 곧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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