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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조카’ 안원생 지사 묘소 미국서 찾았다

중앙일보

2025.08.0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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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미국 애리조나에서 발견된 안중근 의사의 조카 안원생 지사의 묘. [사진 국가보훈부]
안중근 의사의 조카 안원생 지사의 묘소가 43년 만에 미국에서 확인돼, 유해의 국내 봉환이 추진된다. 국가보훈부는 3일 “미국 애리조나주 선랜드 메모리얼 파크에 안장된 안 지사의 묘소를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유족 확인과 협의 등의 절차를 거쳐 안 지사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안 의사의 동생인 안정근 지사(1987년 건국훈장 독립장 추서)의 아들이다. 황해도 안악에서 성장해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망명했다. 1925년 중국 상하이(上海) 프랑스 조계지에서 항일 전단을 배포하고, 1933년 임시정부에서 외무부 선전위원과 선전부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등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중국어에 능통해 김구 선생의 비서 겸 통역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런 공훈을 기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했다.

지금까지 안 지사의 묘소 소재지는 공식 확인된 적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보훈부 관계자들이 미국 서남부 지역에서 독립유공자 묘소 실태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안 지사 추정 묘소가 애리조나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보훈부는 이후 영·미의 외교 문서 등에 남아 있는 안 지사의 영문 이름(데이비드 안, David An)을 바탕으로, 미국 내 묘소의 안장자 정보를 일일이 조회했다. 그 결과 미 애리조나주의 선랜드 메모리얼 파크에 ‘데이비드 W.S. 안’이 안장됐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사망 관련 문서 등을 열람해 해당 묘소가 안 지사의 것임을 최근 확정했다. 보훈부에 따르면 안 지사는 1952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워싱턴DC 등에서 거주하다가 1982년 4월 애리조나주 선시티에서 영면했다.

안중근 의사 일가는 후손들이 뿔뿔이 흩어진 탓에 유족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안 의사의 유해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앞서 정부가 2006년과 2008년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의 뤼순(旅順) 감옥 내 공동묘지 부지에서 유해 발굴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보훈부는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안 의사의 유해 발굴도 재차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유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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