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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산 척아이롤 990원…소비쿠폰 빗겨간 이곳, 초저가 전쟁

중앙일보

2025.08.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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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3사는 7~8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대규모 할인행사를 열고 신선식품과 생필품 등을 초저가로 판매 중이다. 사진은 이마트 ‘고래잇 페스타’. [연합뉴스]
대형마트가 초저가 전쟁에 사활을 걸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로 식료품 소비자를 전통시장·편의점 등에 뺏긴 데다, 폭염으로 ‘실내 피서족’마저 백화점·쇼핑몰로 향하고 있는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기업형 수퍼마켓(SSM)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오프라인 유통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팬데믹 이후 5년 만이다. 이 중에서도 대형마트의 상반기 매출 감소폭(1.1%)이 가장 컸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쿠폰 사용처에서도 제외되자, 대형마트 매출 감소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점포 내 식당 등 임대매장의 경우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지만, 장보기 수요가 줄면서 입점 매장 방문객도 동반 감소 중이다. 지난 2020~2021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대형마트는 사용처 지정에서 제외되며 월 매출이 5~10%씩 떨어졌다.

대형마트 3사는 7~8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대규모 할인행사를 열고 신선식품과 생필품 등을 초저가로 판매 중이다. 사진은 롯데마트 ‘직진가격’. [연합뉴스]
반면 소비쿠폰 결제가 가능한 편의점은 마트 소비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일주일간 GS25,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은 전달 같은 기간(6월 24일~30일) 대비 1인당 평균 구매금액(객단가)이 10% 이상 상승했다.

찌는 듯한 무더위도 대형마트엔 불리한 변수로 작용했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말(26~27일),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7월 넷째 주 주말)과 비교해 15~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객 수도 10~12%가량 증가했다.

대형마트 3사는 7~8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대규모 할인행사를 열고 신선식품과 생필품 등을 초저가로 판매 중이다. 사진은 홈플러스 ‘앵콜 홈플런 나우’ 행사 모습. [연합뉴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쇼핑몰은 쇼핑 외에도 여가를 보낼 수 있다는 인식이 있지만 대형마트는 장보기로 방문 목적이 한정적이어서 폭염에도 재미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형마트 3사는 가격을 대폭 낮춘 미끼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6일까지 4인 용량의 닭볶음탕용 생닭을 8990원, 필리핀산 고산지 바나나를 3990원에 선보이는 등 여름철 수요가 높은 먹거리 12종을 특가로 선보인다.

같은 기간 할인 행사 중인 홈플러스는 호주산 척아이롤(100g)을 990원, 한돈 삼겹살(100g)을 1996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마트도 이달 첫 주말(2~3일)을 맞아 국내산 삼겹살·목심(100g, 냉장)을 약 50% 할인하는 등 여름 할인전에 집중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초저가가 아니면 고객의 눈길을 끌 수가 없다”며 “출혈 경쟁마저 감수할만큼 실적 방어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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