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KBS 2TV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연출 최상열 이진아 극본 구현숙 제작 DK E&M) 종영을 앞두고 배우 안재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안재욱은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에서 태생부터 다이아몬드 수저인 LX호텔의 회장이자 부인과 사별한 지 15년째 되는 한동석 역을 맡아, 까칠한 츤데레 매력부터 늦깎이 순애보 면모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첫 방송에서 15.5%(전국, 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해 40회에서 최고 21.9%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 꾸준히 19~2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는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4회 연장을 결정했고, 지난 3일 54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드라마의 뜨거운 인기에 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 안재욱은 “좋아한다. 우리 큰 애가 3학년이라 엄마, 아빠의 공연이나 TV에 나오는 모습을 볼 일이 많이 없었다. 집에서 계속 TV를 켜두고 그런 건 아닌데, 공연도 보게 되고. 공연하는 것도 신기해하는데 엄마, 아빠를 사람들이 알아보는 거에 더 신기해하더라. 괜히 자기 어깨가 올라갔다”고 회상했다.
드라마 종영 후 활동 계획을 묻자 “애들을 봐야할 거 같다. 와이프가 공연을 시작해서, 이제 제가 봐야한다. 그리고 8월에 애들 방학이기도 하고. 어떻게 (종영 날짜가) 딱 맞췄다”고 이야기했다.
뮤지컬배우인 아내 최현주와 육아를 고려해 스케줄을 잡냐고 묻자 안재욱은 “그걸 저희가 조절할 정도로 다작하는 배우들은 아니다. 근데 계획은 세워둔다. 공연 계획이 결정되면 어떤 분배를 해서, ‘내가 언제 들어가니까’ 이런건 하는데. ‘나는 몇 월부터 일할테니까, 자기는 몇 월부터 몇 월까지’ 이렇게 구체적으로 하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배우 부부로서 장점을 묻자 “근데 기술적인 이야기는 잘 안한다. 와이프는 성악을 전공해서 무대에 대한 궁금증이 있나보다. ‘표현하는 게 힘들다’, ‘연출이 이렇게 얘기하는데’ 이렇게 말하면, 전 세세하게 설명해주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재욱은 “내가 설명함으로 인해서 더블 캐스팅, 트리플 캐스팅이 될 때 비슷한 경우가 있다. 자기만의 해석으로 풀 때 관객들이 보는 재미를 더하는 거다. 기술적 보완은 아무 의미가 없다. 셋이 다 다를텐데 본인이 초조해하지 말고 스스로를 믿고 해라. 노해할 때 어떻게 하는지 나나 가르쳐줘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안재욱의 MBTI는 ‘ENTJ’, 아내 최현주는 ‘ISFP’로 두 사람의 유형이 완전히 다르다고. 오히려 상호보완이 되지 않냐고 묻자 안재욱은 “이게 좋을 땐 보완이고, 안맞을 땐 둘 다 고집이 세니까”라고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를 본 아내의 반응에 “세세하게 분석하면 보는 편은 아니다. 아내는 그냥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좋네, 다행이네’ 이런거다. 연기가 어떻게.. 그런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부부로서 로맨스 연기에 질투는 없냐고 질문하자 안재욱은 웃음이 터지더니 “그런건 우리는 없다. 무대에서도 사람 껴안고 키스하는데 그걸(질투)하면 일하면 안된다. 장난식으로 ‘광숙이랑 뽀뽀한다’고면 오히려 우리 딸이 어쩔 줄 몰라한다. 와이프는 그냥 ‘좋냐?’한다”고회상했다.
딸이랑 같이 공연도 자주본다는 안재욱은 “예전에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 어릴 땐 의사, 소방관, 경찰처럼 쉽게 접하는 직업만 아니까. 근데 애를 데리고 공연을 자주 다녔다. 8살부터 메이저 공연을 보니까 아동극을 시시하게 생각하면서, 조악한 무대와 열악한 환경을 느끼면서 배우로서 뭐가 생기는 거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 아빠 작품 속에 아역 배우가 나오면 ‘저 언니는 몇 살인데 할 수 있지? 저렇게 해도 되는건가?’ 그걸 궁금해하더라. 그러면서 마치 자기가 마음만 먹으면 언젠가 배우를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자녀가 배우가 된다면 허락할 것이냐는 물음에 안재욱은 “사실 뭐.. 제 마음 속은 안했으면 좋겠는데 제가 미리 가질 필요는 없다. 얘가 어느쪽으로 흥미를 갖게 될지 파악을 못하기 때문에 미술 재능이 있는지, 움직이는걸 좋아하는지도 확인을 안했다. 저학년일 때까지는 놀이, 체력 위주 학원을 다닌다. 무용, 스케이트, 수영 같은거. 숙제랑 스스로 해야하는 문화만 만들어주자”고 말했다.
아내 최현주와 교육관도 비슷하냐는 물음에 안재욱은 고개를 저으며 “맨날 싸운다. 너무 다르다. 와이프는 전형적인 FM 모범생 전형적인 스타일이다. 딱 학교 다닐 때 교탁 앞자리에 앉아서 선생님만 1시간 동안 바라보는 스타일이다. 나는 어떻게 1시간 동안 한 사람 이야기만 들을 수 있냐는 거다. 옆에 친구들이 어제 뭐했는지도 궁금하고, 이따 뭘할지도 궁금하고”라고 예시를 들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안재욱은 “우리는 아이를 6시에 깨운다. 6시에 일어나면 7시까지 그날 해야하는 숙제를 하고, 7시에 아침을 먹고 학교 가기 전에 시간이 남으면 그걸 해놓고 오후를 편하게 만들자는 건데. 내가 볼 때는 어리니까 좀 늦어질 수도 있고 미룰 수도 있고 그런 거다. 가장 큰 차이는 융통성이다”라고 밝혔다.
안재욱은 “내가 애들을 좀 풀어주라고 하면 아내는 ‘그럼 오빠가 알아서 다 책임지고 할거냐. 자신있으면 오빠 스타일로 하라’고 한다. 그럴 땐 빠져줘야 된다. 근데 이렇게 지금 얘기하지만 사실은 와이프 말에 반박할 수가 없는게, 와이프가 하는 얘기가 다 맞는 얘기다. 억지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그러니까 내가 반박할 수는 없고 ‘살살 해라’고 한다”고 수습해 웃음을 안겼다.
한편, 안재욱은 2015년 9살 연하의 뮤지컬 배우 최현주와 결혼해 슬하 1남 1녀를 두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