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칠레 구리 광산 비극…매몰 광부 5명 전원 사망
엘테니엔테 광산 지난달 31일 지진 이후 붕괴…생존자 없이 구조 종료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칠레에 있는 세계 최대 구리 광산에서 지진 여파로 지하에 매몰됐던 광부 5명이 사흘에 걸친 구조 작업에도 전원 숨진 채 발견됐다.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칠레 오이긴스 지역 당국자는 3일(현지시간) 엘테니엔테 광산 붕괴 사고와 관련해 취재진에게 "오늘 마지막 실종 광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면서 "이렇게 끝나게 돼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31일 붕괴 이후 이날까지 이어진 구조 작업에도 매몰됐던 광부 5명 중 생존자는 나오지 못했다.
이들 광부는 당시 지하 500m 부근에서 발생한 규모 4.2 지진으로 갱도 일부가 무너지면서 지하에 갇혔다.
이들에게는 GPS 추적 장치가 있었으나 구조대와 연결이 되지는 않았다.
구조대는 드릴로 지하 수십m 깊이까지 뚫고 내려갔으나 매몰 광부들에게는 닿지 못했다.
지진이 일어난 광구에는 500여명이 근무 중이었으며, 현장에서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엘테니엔테 광산은 칠레 국영 구리공사(Codelco·코델코)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구리 광산으로, 갱도 전체 길이가 4천500㎞에 달한다.
지난해 구리 생산은 39만2천t을 넘어섰다.
칠레 당국은 이번 붕괴가 지진에 따른 것인지, 시추에 따른 것인지 조사 중이다.
코델코는 이번 붕괴가 엘테니엔테 광산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사고'라면서 "(붕괴 전) 폭발물이나 인위적 시추 작업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칠레 광산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수준으로 운영되는 편으로 평가되는데, 지난해 사망률은 0.02%로 집계됐다.
앞서 2010년 8월 칠레에서는 구리 광산 붕괴 사고로 33명이 매몰됐다가, 69일 만에 모두 구조되면서 '기적의 생환'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