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시 한 화학물질 제조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9시간여 만에 불길이 잡힌 가운데, 사고 당시 실종으로 추정됐던 근로자의 시신이 발견됐다.
4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58분쯤 영천시 금호읍 구암리 채신공단 한 화장품 원료 제조공장 내 제2공장에서 신원미상의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전날 공장 폭발 사고로 실종됐던 이 공장 근로자 A씨(45)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시신을 영천 영락원으로 옮긴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신원 확인을 의뢰할 방침이다.
불은 앞서 전날인 3일 낮 12시43분쯤 큰 폭발과 함께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15분 뒤 관할 소방서 전체 인력이 동원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화재 후 공장 건물과 기숙사 등 주변 건물로 불길이 번졌고, 폭발음이 6㎞ 정도 떨어진 영천시내까지 들릴 정도로 거세게 확산됐다. 공장과 약 300m 떨어져 있는 편의점의 유리창이 파손되고 아파트 창문이 흔들리는 등 피해도 발생했다.
소방대원들은 공장 내부에서 거센 불길과 함께 부식성이 강한 증기가 발생해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공장은 과산화수소 등 화학물질인 화장품 원료를 제조하는 곳으로 파악됐다. 과산화수소는 산화성 액체로 가열하거나 금속 촉매와 접촉하면 화재를 일으키거나 폭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이날 불로 현재까지 공장 관계자 50대 A씨가 얼굴 부위에 심한 화상을 입었고,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날 공장에는 총 11명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이 중 10명은 대피하거나 구조됐지만, A씨는 사고 직후 실종됐었다.
화재는 3일 오후 6시13분쯤 초진된 후 화재 9시간여 만인 오후 9시53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4일 오전 6시30분부터 장비 10대와 인원 36명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재개해 A씨의 시신을 발견해 수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