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대북확성기 철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4일 국방부는 "군의 대비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남북 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정식 대북 확성기 20여 개가 철거 대상이며, 2∼3일 내 철거 작업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군 당국은 이재명 정부 출범한 직후인 지난 6월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지난달 25일 취임한 정동영 신임 통일부 장관은 취임식에서 "냉전의 유물이었던 대북 심리전 방송과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이 남북 신뢰 회복의 첫신호였듯이 앞으로 남과 북은 무너진 신뢰를 하나씩 쌓아갈 것"이라며 "서로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다시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시작할 날도 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북방송은 더 앞서 중단됐다. 지난달 23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취재진에 "작년 초 북한의 대남 선전방송이 중단된 데 따라 우리도 대북방송을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2023년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하고 통일·동족 개념을 사회 전반에서 지웠다. 대남 방송 중단도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8일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새 정부의 대북 확성기방송 중단, 전단살포 중지, 개별관광 허용 등 유화적 제스처에 대해 "나름대로 기울이고 있는 '성의 있는 노력'"이라면서도 "진작에 하지 말았어야 할 일들을 가역적으로 되돌려 세운 데 불과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를 만들고 한반도 평화·공존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차분히 일관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