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KBS 2TV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연출 최상열 이진아 극본 구현숙 제작 DK E&M) 종영을 앞두고 배우 안재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안재욱은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에서 태생부터 다이아몬드 수저인 LX호텔의 회장이자 부인과 사별한 지 15년째 되는 한동석 역을 맡아, 까칠한 츤데레 매력부터 늦깎이 순애보 면모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이날 안재욱은 로맨스 연기를 위해 외모적으로 신경 쓴 부분이 있냐고 묻자 “저는 원래 평사시에도 세세하게 하는 스타타일은 아니다. 의상이랑 이런 건 신경 많이 쓴다”고 말했다.
안재욱은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를 통해 첫 회장님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연기는 연기다. 근데 초반에 우리가 고정으로 찍는 호텔이 있었다. 사전 제작이 몇달 전에 들어가니까, 호텔 직원들이 볼 땐 그냥 탤런트 안재욱으로 보더라. 근데 드라마가 시작하고 반응이 좋으니까 몇 분은 진짜 깍듯하게 인사하시고, 걸어가다가도 서서 인사하시고 진짜 회장님 보듯해서 웃음이 났다”고 회상했다.
안재욱은 ‘한동석’ 캐릭터 구축에 대해 “일단 오히려 제가 쉽게 접근하려고 했다. 한동석이 다가가기 힘든, 까칠하고 깐깐한 회장인데 그 사람의 틀이 왜 만들어졌을까 생각해야 한다., 태어나서부터 그랬는지, 환경이 그래서 혼자 이래서 고립되는 거 처럼 보이지만 깐깐하게 살아가는거지. 그 모습이 같이하는 배우와 시청자에게도 설득력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느낌이 살아야 예상치 않았던 어딘가 모르는 틈을 광숙이가 들어와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고, 어울리지 않은 두 만남이 이해되려면 인위적이어도 외형적이나 말투에서 더 신경을 쓰긴 했다. 시청자들에게도 캐릭터에 대한 약속을 보장받으려면 이런 사람이구나 보여줘야하니까. 조금 더 인위적인 냄새를 가미했다고 할까. 그래야 광숙이와 스며들 수도 있고”라고 설명했다.
안재욱이 KBS 주말드라마에 출연한 것은 9년 전 ‘아이가 다섯’ 이후 처음이다. 오랜만에 긴 호흡의 드라마를 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을까.
그는 “근데 전혀 그런 건 못느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때문에. 저는 그걸 너무 힘들게 했던 사람이라. 지금은 촬영 현장이 하루에도 열 몇시간 정해진걸 벗어날 수 없어서 너무 편하게 했다. 오히려 광숙이 걱정을 많이 해줬다. 광숙이가 양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초반의 상승세에 비해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적은 도파민과 잔잔한 분위기로 시청률이 주춤하기도 했다. 배우로서 아쉬움이 없었냐는 물음에 안재욱은 “아쉽죠”라고 답한 뒤 “많이 아쉽다. 실제로 광숙이랑도 어떤 아이디어가 있을까 (이야기를 했다). 작가와 연출만 바라보면서 대본을 보고 재밌다, 재미없다 하는 걸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얘기를 했다. 늦게라도 나온 대본을 빨리 찍자가 아니라 대본이 나오기 전에 배우가 됐든, 제작사가 됐든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상의를 해서 작가에 보탬을 줄 수있는 꺼리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현장 분위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작가도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중반 이후에는 조금 힘들어하는 걸 제가 느꼈다. 대본 속도도 늦어지기도 하고. 그럴 때 스트레스를 혼자 짊어져야 할까. 그래서 광숙이랑 중반 이후에는 더 많이 대화를 나눈 것 같다. 근데 각자 인물마다 부족한 점, 원하는 점이 각기 다르겠다. 광숙이랑 동석이는 중반에서 후반으로 갈때 조금 아쉬운 마음이 크다, 뭔가 조금 더 휘몰아칠 수 있는 탄력을 받아야하는데, 너무 느슨하게 조금 긴장감이 없어지고 편안하게 간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