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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페이스대로" 비원의 우승 다시 안개속으로...1000승 앞둔 노감독, 서두르지 않고 하늘에 맡긴다

OSEN

2025.08.0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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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한화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OSEN DB

김경문 한화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OSEN DB


[OSEN=이선호 기자] "우리가 못하는게 아니라 LG가 잘한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통산 1000승을 앞두고 있다. 3승을 더 거두면 명장들의 업적 가운데 하나인 1000승에 도달한다. 잘 하면 이번 주에 달성할 수 있다. 김응룡 감독(1554승), 김성근 감독(1388승)만이 누렸던 기록이다. '국민감독'이라 칭송을 받는 김인식 감독도 1000승은 못했다. 

2018시즌을 끝으로 NC 다이노스 지휘봉을 놓고 야인으로 있다 2024시즌 도중 전격 한화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만년 꼴찌팀 전력을 잘 추스렸다. 전력을 재편성하고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었고 부임 2년째에 최정상 전력으로 끌어올렸다. 선수들의 투지를 이끌어냈고 승부처에서 빛을 발하는 경기 운영 능력은 여전했다. 

올해는 전반기 중반부터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아이스의 원투펀치, 류현진과 문동주의 국내파까지 막강 선발진과 리그 최강수준의 불펜을 구축했다. 공격력이 다소 부족했지만 투수력과 탄탄한 수비력, 기동력으로 커버했다. 10연승을 두 번이나 이루었다. 한때 2위와 5.5경기차로 1위를 달렸다. 한화에게 1999년 이후 26년만의 우승이 다가오는 듯 했다.

김경문 감독도 비원의 첫 우승이 가까워 지고 있었다. 그러나 하늘이 곧바로 허락하지는 않는 듯 하다. 2위 LG 트윈스가 후반기 파죽지세로 추격해왔다. 급기야 지난 주말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이겨 승차없이 2위로 따라붙었다. 이제는 우승팀이 누가될지 모르게 됐다. 우승판도가 안개속으로 빠져든 것이다.  

한화는 앞으로도 44경기나 남아 있다. 격차를 벌이며 1위를 달리다 추격을 당하면 급해질 수 있다. 선수들도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아 흔들릴 수도 있다. 그래서 노감독의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정규리그 1800경기 경험이 있다. 포스트시즌도 89경기나 지휘를 했다. 동요를 막고 우승을 향해 전진하는 노련한 항해술이 필요하다. 

지난 3일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김 감독은 쫓기는 1위의 모습이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 한화가 못하는게 아니다. LG가 잘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가 잘하는 건 인정해야 한다. 우리도 이제 홈으로 돌아가서 KT, 그 다음 LG(잠실)와 롯데(대전)를 만난다. 우리가 상대팀과 잘 싸워야 한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KBO리그 최다안타 보유자 손아섭의 실전 투입 시기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다친 선수이다. 팀이 급하다고 바로 쓰면 제 컨디션이 아니고 자신도 뭔가 보여주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어 오히려 역효과 난다. 완전히 괜찮아져도 야구는 나이가 들면 점점 쉽지 않다. 충분히 다 낫다고 느꼈을 때 라이브 배팅도 해야한다. 내가 볼때는 다음주는 지나야 할 것 같다"며 멀리 내다보았다. 

이어 "우리가 100경기를 했다. 우리는 우리 페이스대로 하면 된다. 연패 오래 가지 않도록 매일 더 집중하면 된다. 예년과 달리 덥고 선수들이 많이 힘들다. 투수든 야수든 부상없이 남은 경기를 잘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대를 의식하기 보다는 팀내 선수들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희일비 또는 욕심내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하면서 하늘에게 맡기겠다는 진인사대천명의 표정이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범호 KIA 감독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OSEN DB

김경문 감독이 이범호 KIA 감독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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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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