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독일 정부가 난민 강경책을 밀어붙이면서 올해 상반기 독일행 망명 신청 건수가 반토막 났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올해 들어 7월까지 독일에 접수된 망명 신청이 7만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만783건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간 독일은 유럽연합(EU) 가운데 가장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 국가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반(反)난민 정서가 부쩍 고조됐고, 지난 5월 중도 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중심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총선에서 아프리카와 중동 등에서 독일로 유입되는 난민 행렬을 통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정권 출범 직후부터 적법 서류 없이 입국하려는 난민들을 국경에서 곧바로 추방하기 시작했다.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도 독일의 망명 신청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난민들은 대체로 독일행을 선호했는데,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난민 지위를 신청하는 시리아인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독일의 이런 난민 강경책은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독일이 난민 지원을 축소하고 불법 이민자를 이웃으로 추방하자 인접한 폴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도 경쟁적으로 국경을 걸어 잠갔다.
폴란드와 네덜란드에서는 시민들이 '난민 자경단'을 조직해 독일과의 국경에서 자체 검문에 나서기도 했다.
더타임스는 그러나 독일 정부가 EU 규정을 위반한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망명 신청 건 감소를 이민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증거로 보고 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내무장관은 "작년 대비 망명 신청이 크게 줄었다"며 "국가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사람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EU가 난민 신청이 기각된 사람들을 보다 쉽게 추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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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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