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에 미국 대신 중국으로 눈돌리는 아프리카
中, 아프리카 대부분에 무관세…美 고율 관세 맞서 대체 시장으로 부상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아프리카 국가의 무역에서 미국 비중이 줄고 현재 최대 교역국인 중국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 부담을 지며, 이는 미국의 라이벌인 중국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알제리, 튀니지 4개국의 대미 수출품에 25∼30% 관세를 적용했다. 그 외 아프리카 18개국은 15% 관세를 부과받았다.
아프리카 경제 대국인 남아공은 30% 관세에 거세게 반발했다. 실제로 남아공에서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 관세 타격이 가시화하고 있다.
남아공 감귤류 재배자 협회(CGA)는 최근 성명을 내고 "관세가 발효되면 대규모 해고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감귤 수십만 상자가 포장돼 미국 수출을 기다리고 있으나, 관세가 부과되면 대부분 판매되지 못한 채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아공 자동차 업계에서도 일부 업체들이 수익 급감을 우려해 철수를 고려 중이다. 기업들이 철수하면 실업난이 악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반면 중국은 지난 6월 대부분 아프리카 교역국에 대해 수입 관세를 철폐하겠다며 미국발 관세 충격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남아공의 그웨데 만타셰 광물·석유부 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면 대체 시장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 최대 무역 파트너는 미국이 아닌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아프리카가 미국발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에 의존하는 전략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과 개발도상국의 관계를 연구하는 기관 중국-글로벌 사우스 프로젝트(CGSP)에 따르면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불균형한 무역 거래를 하기도 한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지난해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중국과 남아공의 균형 잡힌 무역 관계를 당부한 바 있다.
나이지리아의 경제학자 비스마르크 르와네는 CNN에 "아프리카는 지금 그대로 중국 손아귀로 들어가고 있다"며 "최근 수년간 아프리카 최대 양자 무역 파트너로 떠오른 중국 쪽으로 더 크게 기울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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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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