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중국 축구가 또다시 깊은 수렁에 빠졌다. 이번엔 스폰서 불매운동이 벌어지며 대표팀 운영의 근간이 흔들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소후닷컴은 “BYD에 대한 대규모 불매 움직임이 일부 팬들 사이에서 확산 중”이라며 “한 팬이 올린 ‘보이콧 영상’이 폭발적 반응을 얻으면서 스폰서 철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BYD는 중국축구협회와 5년간 7500만 위안(145억 원) 규모의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단순한 스폰서십을 넘어 대표팀 운영 전반 특히 유소년의 해외 진출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이번 팬들의 반발이 거세지며 BYD 역시 계약 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최근 연이은 대표팀의 실망스러운 성적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중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에서 탈락했고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는 한국과 일본에 완패, 홍콩을 간신히 제압하는 수준에 그쳤다.
당시 대표팀을 이끈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은 경질됐고 후임 사령탑 인선은 한 달 가까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여기에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이제는 대표팀 스폰서까지 표적이 된 상황이다.
소후닷컴은 “현실적으로 지난 수년간 중국 대표팀이 쌓아온 신뢰도와 성적을 고려하면 팬들의 분노는 어느 정도 납득 가능하다”며 “스폰서 이탈이 현실화된다면 대표팀 운영은 물론, 각종 육성 프로젝트에도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중국축구협회는 팬심 달래기에 나섰다. 감독 선임 과정의 투명화, 팬 청문회 도입 등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현지 여론은 싸늘하다. 말뿐인 개혁이 반복되어 온 과거를 기억하는 팬들은 협회 발표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K리그 1 울산 HD서 경질된 김판곤 감독의 부임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축구보는 “김판곤 감독은 과거 홍콩과 말레이시아 대표팀 시절 중국과의 3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며 현지 축구 팬들에게 인상 깊은 지도자로 각인됐다”며 “역습에 능하고 조직적인 수비 운용에 정평이 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판곤은 한국 대표팀 감독을 보좌하던 시절부터 지도자로서 성장했고 아시아컵에서 한국과 3-3으로 비긴 말레이시아 감독 시절의 전술 운용은 슈퍼리그 구단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고 평했다.
그가 올 초 클럽월드컵 무대에 울산을 이끌고 출전한 점도 고평가의 근거다. 그런데 막상 울산은 클럽월드컵서 최악의 결과를 얻었다. 시즌 일정까지 조절했고 힘을 불어 넣었지만 허망한 결과를 얻었다.
울산은 클럽월드컵에서 남미 챔피언 플루미넨시 유럽 강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맞붙었다. 하지만 완패했다. 소후는 "김판곤 감독은 슈퍼리그 역사상 클럽월드컵 참가 이력이 있는 유일한 한국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판곤 감독이 클럽월드컵으로 이끈 것이 아닌데 이상한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
소후는 "최강희, 남기일 감독의 명성은 크게 하락했다. 반면 서정원 감독은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김판곤 감독은 이장수, 장외룡, 서정원과 마찬가지로 중국 축구의 떠오르는 감독이 될 잠재력을 지녔다"고 높게 평가했다.
한편 BYD와 중국축구협회 간 협력이 무너지게 된다면, 단순한 마케팅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불신과 실망이 축적된 끝에 터져 나온 팬들의 집단 반응이 이제는 축구계를 뒤흔들 수준까지 도달한 셈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