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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승수’ 한국에 밀리는 일본, 메이저는 앞선다

중앙일보

2025.08.04 08:08 2025.08.0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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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50㎝ 단신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일본 여자 골퍼 야마시타 미유. [AFP=연합뉴스]
일본의 신인 야마시타 미유(24)가 4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로열 포트콜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최종합계 11언더파의 야마시타는 찰리 헐(영국)과 가츠 미나미(일본)를 2타 차로 제쳤다. 3라운드를 한 타 차 2위로 마쳐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김아림은 최종합계 7언더파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2023년 이후 공동주관 대회를 뺀 순수한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는 12승, 일본 선수는 6승을 기록했다. LPGA 투어에서 한국은 여전히 선수 숫자도 우승 횟수도 일본에 앞선다. 세계 랭킹도 한국 선수가 일본 선수보다 전반적으로 높다. 하지만 메이저대회만 보면 양상은 달라진다. 일본의 6승 중 4승이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같은 기간 한국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한 번뿐이다. 일본 선수가 우승하지 못한 메이저대회에서도 일본 선수 성적이 한국 선수보다 좋았다. 한국 선수가 유난히 강했던 US여자오픈에서도 올해는 일본 선수가 3라운드 중반까지 1~3위를 달렸다. 이번 AIG 여자오픈도 우승뿐 아니라 공동 2위(가츠 미나미), 4위(다케다 리오)가 일본 선수다.

메이저대회에서는 일본 선수가 한국 선수보다 잘하는 게 ‘뉴노멀’이 된 모양새다. 일본 선수들은 ‘메이저 사냥꾼’이라는 별명의 브룩스 켑카(미국)처럼 큰 게임에 강하다. 왜 일본 여자골프는 메이저대회에 강할까.

우선 메이저 타이틀을 향한 욕망이 유독 강하다. 두 명의 스타와 관계가 있다. 미야자토 아이는 LPGA 투어 9승에 세계 1위까지 했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 ‘미야자토 키즈’는 자신이 그 한을 풀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실제로도 싸움에 나서는 사무라이처럼 메이저대회에 매우 진지하다. 또 한 명은 2019년 LPGA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시부노 하야코다. ‘시부노 키즈’는 “(국가대표 등을 거치지 않은) 시부노가 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여자 골프 최단신(1m50㎝)인 야마시타는 키 큰 상대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일본 선수는 메이저대회처럼 코스가 어려운 험지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골프장이 많은 일본의 경우 주니어 선수도 잔디에서 무료로 연습한다. 그 덕분에 쇼트게임 등 기본기와 창의력이 좋다. 한국 선수는 주로 매트에서 연습한다. 일본 여자선수들이 골프의 이른바 ‘메이저리그’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건 비교적 최근 일이다. 매년 같은 코스에서 열리는 일반 대회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기존 선수가 유리하다. 반면 메이저대회는 해마다 새로운 코스에서 열려 신인급이 많은 일본 선수가 불리하지 않다. 이들은 LPGA 투어에 서서히 적응하고 있어 일반 대회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골프위크는 “여자 골프에서 일본 선수 활약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호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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