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4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손흥민의 이적 이후 등번호 7번을 당분간 공석으로 둘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구단이 손흥민에게 보내는 상징적 존경”이라고 보도했다.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손흥민은 주장으로 선발 출전해 마지막 경기를 소화했다.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과 리더십을 보여준 그는 후반 20분 교체 아웃되며 6만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가드 오브 아너를 통과해 벤치로 돌아오는 길, 손흥민의 표정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경기 후에는 선수단의 헹가래가 이어졌다. 10년을 함께한 동료들은 손흥민을 하늘로 들어올리며 진심을 전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손흥민은 직접 이적을 발표하며 “토트넘에서의 시간은 자랑스럽고 소중하다. 이제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OSEN DB.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에서 이적해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후 무려 10시즌을 뛰었다. 454경기 173골 101도움. 단순한 수치 그 이상이었다. 그는 클럽 역사상 가장 성공한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고 있으며, 2021-22시즌에는 살라와 함께 EPL 득점왕을 차지했다. FIFA 푸스카스상까지 수상하며 전 세계가 주목한 공격수였다.
무엇보다도 2024-25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은 손흥민 커리어의 정점이었다. 프로 데뷔 이후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이자, 토트넘이 17년 만에 유럽 무대에서 차지한 첫 타이틀. 그 중심에 손흥민이 있었다.
이러한 의미를 고려해 토트넘 구단은 등번호 7번을 당분간 공석으로 두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단순한 숫자가 아닌, 손흥민이 남긴 유산을 존중하는 의미다. 당장 새 시즌 유니폼에 ‘7번’ 이름이 비워진다면, 팬들 역시 그 빈자리를 더 실감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현재 미국 MLS의 LA FC와 이적 마무리 단계에 있다. 행정 절차만 남겨둔 상태로, 조만간 공식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LA FC는 손흥민을 구단의 핵심 프로젝트로 설정하고 있으며, 역대 최대 규모 계약도 예고된 상황이다.
하지만 토트넘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과제가 있다. 손흥민이라는 전설이 남긴 자리를 누가 채울 것인가. 현재 토트넘은 공격 자원 보강을 위해 이적 시장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재능이 오더라도, 손흥민의 상징성과 존재감까지 단숨에 메우기는 어려운 일이다. 특히 등번호 7번은 이제 단순한 유니폼 번호가 아닌, 북런던의 기억 그 자체다. 당분간 ‘빈 7번’은 토트넘에게 경의이자, 도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