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저항하니 쌍방폭행 돼"…전남친 폭행에 가만히 있던 이유
지난 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부산의 한 주택 주차장에서 20대 여성 A씨가 전 남자친구 B씨(30대)에게 폭행을 당했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와 마주 보고 대화하던 B씨가 돌연 A씨의 뺨을 때리고, 머리를 수차례 내려친 뒤 뒷덜미를 잡아 넘어뜨리는 모습이 담겼다.
바닥에 주저앉은 A씨를 발로 걷어차거나 머리채를 잡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장면들도 있었다. B씨는 주변에 이웃 주민들이 있었지만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후 집에 도착한 A씨는 주차장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B씨를 마주쳤다. 알고 보니 B씨는 이미 A씨의 집에 들렀다가 내려온 상황이었다.
A씨는 "남동생이 제 집에서 자고 있었는데 B씨가 보고선 새 남자친구인 줄 알았나 보다"라며 "친동생이라고 설명했는데 못 알아봤다. 사귈 때 남동생을 만난 적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알아볼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동생이 맞는지) 확인하자길래 '굳이 동생을 깨워서 그런 것까지 확인해줘야 하냐'고 하자, B씨는 '남자 맞네. 그럼 너 바람 핀 거냐'며 화를 냈다"고 전했다.
영상 속 A씨는 B씨의 폭행에도 크게 저항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A씨는 그 이유에 대해 "저번에 싸웠을 때 경찰에 신고했는데 고소를 접수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 저도 저항했다는 이유로 쌍방 폭행이 됐다"며 "제가 또 저항한다고 손을 올려버리면 또 쌍방 폭행이 될까 봐 일부러 가만히 맞고만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폭행으로 양쪽 팔꿈치가 골절돼 전치 6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교제 1년간 두 번의 폭행을 당했다. 올해 초에는 집에서 맞았는데, 그때 B씨가 휴대전화를 망가뜨려서 밖으로 나가 도와달라고 소리쳤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집 안에서 발생한 일이라 CCTV 영상이 없었고, B씨가 자기도 맞았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엔 일부러 CCTV가 있는 주차장에서 대화했고, B씨가 사람 없는 곳으로 끌고 가려 하길래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SNS에 영상을 올린 이유에 대해선 "피해자 조사가 안 이뤄지고 있어서 겁이 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고자 영상을 올렸다"며 "영상을 올리면 B씨가 해코지를 못 할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B씨를 상해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경찰로부터 스마트워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1년간 이런 폭행이 있었지만, 싹싹 빌고 잘못했다고 해서 넘어갔다. 그런데 이런 일이 또 일어났고, 지금도 미안하다는 연락이 많이 오고 있지만 더 이상 봐주면 안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김은빈([email protected])